해프닝으로 끝난 '北 김정은 이란行 '…대북정보력 논란
김정은이 이란을 방문할 것이란 소식은 현지 언론을 통해 22일(한국시간) 국내에 알려졌다. 이제 막 권력을 잡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혈맹으로 여겨지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이란을 가장 먼저 방문할 것이란 소식은 그 자체로 파격적인 뉴스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일은 해당소식을 전한 현지 기자의 오해에서 비롯됐다. NAM 정상회의의 대변인이 "북한의 최고지도자(leader of Notrh Korea)가 참석한다"고 말했고, 기자는 자연스레 김정은으로 이해한 것이다. 현재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head of state)은 김영남이다.
잘못된 사실이 보도됐지만 최근 몇가지 상황과 맞물려 쉽게 틀린 것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정은은 최근 목선을 타고 '위험지역'까지 다녀간 적이 있는데다 부인을 공개하고 공개석상에 동행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이란측이 김정은의 참석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북한 전문가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4~5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결국 '김정은이 아닌 김영남 참석'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몇 안되는 국제회의라는 점을 뻔히 알고도 사전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
김정은을 둘러싼 해프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부인 리설주를 두고서 내연녀다, 여동생이다는 식의 얘기가 있었지만 당국은 속시원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부인으로 '추정'만 했을 뿐,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이후 확신하게 됐다. 북한 체제와 직접 관련이 있는 리영호의 숙청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짐작과 추측만이 있을 뿐, 북한이 '최종 확인'을 해 주길 기다리는 웃지 못할 상황도 생긴다.
한 대북전문가는 "대북정보라는 게 사소해 보이는 내용도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히 접근한다"고 말했다. 관계당국의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은 안보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답은, 부정적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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