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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자살사고 예방하려면 맞춤형 종합시스템을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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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2012년 7월 7일 오후 1시 13분께 강원 태백시 황지동 J아파트 13층에서 모 부대소속 이모(21) 이병이 떨어져 숨졌다. 입대 후 첫 휴가를 나온 이 이병은 이날 복귀 날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가족은 ‘군 생활에 적응을 못 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또 다시 날아든 한 군인의 자살에 대한 보도 내용이다. 우리나라 자살사망률은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0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만5566명, 1일 평균 42.6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 증가폭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살 원인 중 하나로 우울증이 지목되는 가운데 우울증 환자도 2003년 이후 33%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군인의 자살사고는 2004년 67명이었으나 2010년에는 82명으로 늘었다. 지난 7년간 평균 75명 정도가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최근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내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3일마다 한 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알리고 있다.

특히 자살 예방 대책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택하는 군인의 숫자가 오히려 늘고 있어 국회보건복지위원회는 “군 내 자살자 수가 80명 안팎에 머무는 것은 자살 예방 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방대학교 공동 주최로 권익위에서 열린 ‘군 자살사고 예방제도 개선방안’ 등을 통해 군대 내 자살을 예방할 대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른 대책마련의 일환으로 군 당국이 현역복무 부적합자를 가려낼 정보를 사전에 획득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필요로 한다.

또한 병무청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등으로부터 징병검사 대상자의 진료기록, 학교생활 내역, 전과기록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병역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상담 특기병 제도 도입과 상담 전문장교제도 도입, 군 복무 부적합자 통합관리기관 신설 등도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서로 다른 부처간 이견으로 갈등의 골만 깊어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는 조금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국방부 입장에선 현행 징병검사에서 입대 때 실시하는 ‘인성검사’를 통해 부적합자를 골라내거나 훈련소에서라도 선별 가능한 방법이 최선이라 여기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신적 질환이 평상시에 그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군인의 자살 원인에는 여러 다른 원인도 존재하겠지만, 우울 증세는 자신이 미처 느끼지 못하는 아주 미세한 증상부터 심각한 증상까지 개인별로 다양한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살던 낯선 이들과의 공동생활은 평소 자신에겐 없었다고 여겼던 많은 감정의 기복들을 겪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군인들에게 실시되고 있는 ‘인성검사’와 ‘우울증 측정검사’ 등은 일반인들에게 실시되는 검사들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의료기관 및 심리학회 등에 공인된 몇 가지 심리검사 도구에만 의존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즉 군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심리 측정 검사가 개발돼야 하고, 몇 가지 심리 테스트로만 국한되지 않은 오픈된 종합적 측정 검사의 연구개발이 시급하다. 예를 들면 50분 동안 몇 백 문항의 텍스트로 조합된 ‘MMPI’나 ‘Beck’ 우울증 검사보다 자신의 무의식에 내재된 감성을 점검할 수 있는 우리나라 군 환경 맞춤형 감성측정 검사가 전문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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