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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졸취업자 1천만, 학력 인플레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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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를 포함한 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가진 '대졸취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의 분기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에 972만6000명이었던 대졸취업자가 1년 새 46만4000명 늘어나 올해 2분기에 1019만명에 이르렀다. 전체 취업자 2500여만명의 41%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1985년 10%, 1996년 20%, 2003년 30%, 지난해 40%를 잇달아 돌파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민 교육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취업자 중 고학력자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그 자체로는 나쁠 게 없다. 지식은 경제적 생산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문화의 발달도 촉진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고학력화는 학력(學力) 증대가 아닌 학력(學歷) 상승에 치우친 현상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른바 '학력 인플레'의 문제다.
기업과 사회의 수용능력을 훨씬 넘는 많은 수의 대졸 인력이 배출되면서 학력과 일자리 사이에 미스매치가 광범위하게 일어난다. 대졸자에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경쟁에서 밀려난 대졸자가 기존의 고졸자 일자리로 하향 취업해 고졸자 취업난이 더욱 심해진다. 그러니 너도나도 무리해서라도 대학에 진학한다. 각 가정은 대학입시 준비와 대학교육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에 짓눌리지만, 이제는 대졸 학력의 차별적 이점이 거의 사라져 대학 졸업장의 기대이익이 크지 않다. 일종의 악순환이다.

대학교육 확대의 경제성장 촉진 효과도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대졸자 중 42%가 '과잉학력자'에 해당하며,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했다고 가정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고 한다.

다행인 것인 정부와 공공기관에 이어 대기업도 최근 고졸 학력자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곧 시작될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삼성그룹은 채용예정 인원 1만3000명 중 4000명, LG그룹은 7700명 중 3400명을 고졸자로 채용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이처럼 고졸자 채용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고려했겠지만 그 전에 자체적으로도 생산적 인력 구성에 그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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