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교육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취업자 중 고학력자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그 자체로는 나쁠 게 없다. 지식은 경제적 생산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문화의 발달도 촉진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고학력화는 학력(學力) 증대가 아닌 학력(學歷) 상승에 치우친 현상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른바 '학력 인플레'의 문제다.
대학교육 확대의 경제성장 촉진 효과도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대졸자 중 42%가 '과잉학력자'에 해당하며,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했다고 가정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고 한다.
다행인 것인 정부와 공공기관에 이어 대기업도 최근 고졸 학력자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곧 시작될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삼성그룹은 채용예정 인원 1만3000명 중 4000명, LG그룹은 7700명 중 3400명을 고졸자로 채용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이처럼 고졸자 채용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고려했겠지만 그 전에 자체적으로도 생산적 인력 구성에 그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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