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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가 운다"..장보기 비용, 1달전보다 1만5000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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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이윤재 기자] 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결혼 4년차 맞벌이 주부 박연주(35)씨는 깜짝 놀랐다.

한달 전 구매했던 깻잎, 상추, 수박 등 농산품과 햇반, 참치, 라면 등 가공식품을 그대로 샀는데 한달만에 1만5000원이 더 들었다.
"장바구니가 운다"..장보기 비용, 1달전보다 1만5000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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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장보기 비용이 지난달 6만9000원 수준이었지만 이달들어 8만4000원으로 안팎으로 장보기 비용이 22% 더 늘어났다. 그 동안 정부의 물가 안정 요구에 따라 인상을 유보하거나 철회했던 식음료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그 부담이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 또 무더위 등의 날씨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것도 소비자의 몫이 됐다.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서민 물가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덩달아 농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더 가벼워지고 있다. 그야말로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격인상을 앞두고 있는 품목들이 줄을 서 있다는 것이다.
식음료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애그플레이션으로 정부에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청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해 영업이익률은 나빠지고 적자요인이 누적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돼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담합이라도 한 듯 일제히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을 계획 중인 식음료업체가 10여곳에 달하며, 제품만 20종이 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서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 묶음(450g)은 한달 전 6480원에서 7120원으로 9.8% 인상됐고, 삼양라면 5개 묶음은 2750원에서 2780원으로 1% 올랐다.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햇반(3+1)은 3650원에서 3980원으로 9% 뛰었고, CJ제일제당 웰빙 다시다 산들애 국내산 해물(250g)은 6900원에서 7300원 5.7% 인상됐다. 맥주 역시 350㎖ 6개가 5.93% 인상된 769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게토레이, 레쓰비 등 10개 품목도 10일부터 가격이 평균 5% 인상될 예정이라서 물가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 가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박씨는 최근 삼겹살 집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삼겹살 가격 비싼거야 오래된 일이지만 쌈채소가 달랑 상추 5장에 불과했기 때문. 박씨는 주인에게 "상추도 좀 더 주시고, 깻잎도 주세요"라고 말했다가 날카로운 시선을 되돌려받았다. 식당 주인은 "상추값이 너무 비싸서 넉넉히 줄수가 없다"며 "깻잎은 들여놓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실제로 최근 한달사이 장마와 무더위로 인해 한달새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1060원으로 한달전에 비해 38% 올랐다. 같은양의 깻잎을 사는데는 1174원이 든다. 한달전보다 16% 오른 값이다. 가시오이 가격은 한달사이 41%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는 1개 800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동안 가격이 주춤했던 수박은 다시 가격이 껑충 뛰었다.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한달전 1만4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59% 급등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도 지치지만 채소들도 지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고온으로 채소들이 잘 자라지 못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상추나 깻잎 등은 휴가철을 맞아 돼지고기 삼겹살 수요가 늘면서 같이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더 뛰어 가격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권 말기 영향인지 정부의 가격 통제가 힘을 잃고 있는 것 같다"며 "올 초 까지만 해도 어떻게해서든 가격을 동결시킬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이제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모두 한계치에 이르러 '레임덕 물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식음료업체들이 적정 수준의 범위 내에서 가격을 올리되 느슨해진 분위기에 편승해 무분별하게 가격을 인상하려 한다면 정부가 제지해야 할 것"이라며 "한 두 업체의 이기심에 소비자와 식음료업체 전체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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