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지원자가 몰려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 일본 회사는 유명 한국 건설회사 경력에다 장기간의 해외근무 경험을 가진 그를 선발했다. 국내에서는 나이가 취업에 최대 걸림돌이지만 일본 기업은 오히려 그의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 당연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예외이지만.
통계를 보자. 주인도 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2006년 초 267개사에서 2011년 말 812개사로 3배 증가했다. 반면 인도 진출 한국 기업 수는 같은 기간 320개에서 400여개로 늘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본보다 훨씬 많던 인도 진출 한국 기업이 역전되어 일본 기업의 절반도 채 안 된다.
일본 기업의 인도 투자 금액도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인도 투자 규모는 2009년 11억8000만달러, 2010년 15억6000만달러, 2011년 28억7000만달러로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대인도 투자 인식 전환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한국 기업에 대한 견제 의도도 내재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기업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인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인도 시장을 장악한 LG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맹활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과거의 소극적 투자 행태를 반성하고 한국 기업의 인도 성공 전략을 철저히 벤치마킹하고 있다.
반면 소수 대기업의 성공담에 취한 한국 기업들은 인도 진출에 상당히 소극적이다. 열악한 인프라, 부정부패와 관료주의 등 인도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점만 나열하며 인도 시장 진출을 방관, 외면하고 있다.
이럴 경우 '21세기 엘도라도'로 불리는 인도 시장을 놓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과거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인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 교훈은 여전히 매우 유효하다.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인도 투자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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