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면산 산사태 피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해 장마를 피해 없이 극복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박 시장은 이어 "아직 산사태에 대한 진상조사가 확실히 마무리 되지는 않았다. 어느 것 하나 손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 피해 복구와 진상조사를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체 1~4공구에 지어지고 있는 돌수로와 골막이, 사방댐 등 구조물들은 거의 완성단계다.하지만 녹지 조성률이 98~100%에 달한다는 관계자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잔디와 나무 등은 전혀 활착되지 않은 모습였다. 당장 큰 비가 내린다면 다 쓸린 판이었다. 박 시장도 "이달 말부터 장마가 시작 될 텐데 아직 녹지 조성이 다 되지 않아 비가 오면 쓸려 내려갈까 걱정"이라고 말하자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는 "잔디는 보름 정도가 지나면 자리를 잡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돌수로 옆으로는 산책로가 조성돼 편안한 복장의 주민들이 산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산책로에서 만난 표모(58ㆍ여)씨는 "요즘 매일 이 산책로를 통해 출근한다"며 "일년 만에 이렇게 우면산이 제 모습을 찾아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공사 중인 구간들이 있어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라고 다가올 장마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부에선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우면산 산사태 피해복구를 위한 민관합동 TF팀에서 활동 중인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 소장(관동대 교수)는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돌수로를 만들 필요가 없어 보인다"며 부족한 사전 조사와 낭비성 공사를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 정도 공사 진행이라면 올해 장마는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시장이 지나는 길목마다 산사태 피해 유가족들의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사고 당시 남부순환로에서 남편을 잃은 김모(여)씨는 "원인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 유족들에게 전화 한 통 없었다"며 그간의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서초구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구청에서는 문전박대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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