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업계 "판매실익 없어졌다" 공시이율 인하 잇따를듯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올 하반기부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금액 절반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에따라 현재 연 5%대 수익률을 제시하며 경쟁하는 보험업계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RBC는 각종 리스크를 감안해 보유해야 하는 요구자본 대비 실제 사용 가능한 가용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과 유사한 개념이다. 보험사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전해 지급할 수 있는 자본준비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계약자에 대한 지급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구자본이 늘어나게 되면 RBC비율이 하락하게 되고, 보험사들은 RBC 적정비율을 맞추기 위해 그 만큼 가용자본(충당금)을 쌓아야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150% 이상의 RBC를 충족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금감원은 내년 회계연도부터 적용할 방침이었지만, 올해들어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앞당겨 적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대상은 IMF외환위기 직후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확정금리형 상품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생보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시장점유율 추락을 만회하기 위해 연 7~10% 금리를 매긴 10년 이상 장기 저축성보험을 경쟁적으로 출시해 역마진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보험권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현재까지 판매해 온 확정형이나 변동형 저축성보험의 누적 공시이율이 연 5%대 후반"이라며 "시장금리와 비교했을 때 1% 포인트 이상의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시장금리(국고채 5년물 금리+가산스프레드)를 연 4.3%로 책정하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의 누적 공시이율을 연 5.7%, 손보사의 누적공시율을 연 4.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에 따라 대형 생보사의 경우 추가로 적립해야 해야하는 충당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형생보사 한 관계자는 "적정 RBC를 유지하기 위해 충당금을 요구자본 대비 10% 정도 더 쌓아야하는 만큼 저축성보험 판매 실익이 없어졌다"며 "해당 상품 공시이율을 낮춰 유인 효과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최근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연 4.9%로 인하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저축성보험료가 급증한 손해보험사들도 공시 이율을 4%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태진 기자 tjjo@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