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거래소, 구체적 기준 마련 중
장기 적자, 매출액 미달 등 적용
바이오 등 기술특례상장사 대거 편입될 듯

'적자 반복 기업' 코스닥 퇴출 빨라진다…승강제 도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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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거래소가 하반기부터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수년째 적자가 지속되는 이른바 '좀비 기업'들을 대거 관리군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관리군 지정을 통해 부실기업을 빨리 코스닥에서 퇴출해 시장 경쟁력과 역동성을 높일 계획이다.

금융위·거래소, 코스닥 승강제 구체적 기준 마련 속도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빠르면 올여름을 목표로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코스닥 승강제가 도입되면 코스닥 시장은 프리미엄(가칭), 스탠더드(가칭), 관리군 등 3개 세그먼트로 재편될 전망이다. 코스닥 기업의 등급을 명확히 나눠 우량기업에는 혜택을 주고 부실기업은 퇴출해 장기간 지수가 오르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프리미엄에는 시가총액, 재무 실적, 지배구조 요건을 엄격히 적용해 80~170개의 대형 성숙기업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코스닥 상장사 중 10% 이내의 우량주를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프리미엄 기업에는 수시공시 항목 축소 등 자율성을 부여하고, 영문공시와 지배구조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해 글로벌 기준의 투명성을 요구할 계획이다.

스탠더드는 현행 코스닥 요건을 기준으로 운영되며 일반 스케일업 기업과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이 해당한다. 이들은 실적 전망 및 성장 계획 공시를 확대하고 기업설명회(IR)를 정례화하는 등 의무가 강화된다.


제도변화의 핵심은 가장 낮은 등급인 관리군이다. 관리군에는 상장폐지 우려가 있거나 거래 위험이 높은 기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시장에 들어왔는데 장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거나 매출이 기준에 미달하는 등 도산 위험이 있는 회사들이 관리군에 많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총이 높지만 적자가 당초 계획보다 오래 지속되는 일부 바이오 회사나 테마주 등도 대거 관리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스닥 승강제를 도입하기 위해 적자 기업을 걸러내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승강제 도입으로 코스닥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다양한 기준을 두고 코스닥 승강제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공시제도를 정비하고, 최상위 대표기업 지수 도입 등 지수 다변화를 통해 투자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 승강제를 통해 관리군에 포함된 기업들은 상장폐지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고 시총, 동전주, 자본잠식, 공시위반 등 상장폐지 4대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기존 50개 수준에서 150개 내외(100~220개)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적자 지속 기업이나 기술특례 상장 이후 성과가 미비한 기업들이 대거 관리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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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앞서서 승강제 도입해 질적 개선 이뤄내

코스닥 승강제는 일본거래소(JPX)의 시장 개편 사례와 유사하다. 과거 일본은 제1부, 제2부, 자스닥(스탠더드·그로스), 마더스 등 5개 시장으로 운영됐으나 이를 프라임, 스탠더드, 그로스 3단계로 재편했다. 그 결과 신규 상장은 줄고 상장 폐지는 늘어났고,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비중이 감소하는 등 질적 개선이 나타났다.


이번 제도 개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제도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배구조(거버넌스) 중심의 질적 평가 강화가 요구된다.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분류된 기업에서 지배구조 관련 악재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승강제 제도 자체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기술특례상장기업의 경우 기업공개(IPO) 때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미래 실적 성장세 뻥튀기'를 방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신고서상 매출·영업이익과 이후 수년간 실제 매출·영업이익을 비교해 괴리율이 높은 기업은 관리군으로 편입시켜야한다는 논리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승강제는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하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프리미엄 세그먼트 승급하고자 하는 유인이 강할수록 해당 시스템이 더 강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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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군에서는 부실기업이 신속하게 퇴출되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한국은 기업 경쟁력 저하와 완화적 지원 정책 등이 복합 작용하며 폐업률은 낮아지고 한계기업은 증가하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며 "주식시장에서도 신규 상장 대비 퇴출은 미미한 수준이며 상장사 중 한계기업도 20%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관리군 시장에서는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지원하는 상장폐지 제도의 실효성 담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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