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사회공헌 공동기금 없던일로
-200억 조성 세금문제 해결 못해
-은행들 시큰둥한 반응도 한 몫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은행권이 추진한 사회공헌활동 공동기금 조성이 결국 무산됐다.
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4일 "우리ㆍ국민ㆍ신한ㆍ하나 등 시중은행과 SC제일ㆍ씨티 등 외국계 은행을 포함한 17개 은행이 200억원의 공동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세금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기금을 모을만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 3월부터 공동으로 사회공헌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 기금은 천안함 폭침, 동일본대지진 피해와 같이 긴급한 국가적 사회적 현안이 발생했을 때 기부를 하는 등 은행권의 사회공헌사업에 사용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은행권은 1차 200억원 규모로 기금을 조성한 뒤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었다.
공동기금 조성이 무산된 것은 결국 세금 문제였다. 독립법인인 은행연합회는 은행기금을 기부받게 되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연합회는 그동안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과 증여세를 피하는 방법을 포함한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은행연합회를 공익성 기부금 단체로 등록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이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위로 끝났다. 현행 법상 공익성 기부금 단체로 등록하려면 단체가 불특정 다수에게 수익을 나눠줘야 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아울러 단체가 해산되면 잔여재산은 국가에 귀속시켜야 한다.
기부재단을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비용차원에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을 대변하는 이익집단이지 불특정 다수를 위해 수익금을 사용하는 집단이 아니다"면서 "취지는 좋지만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이 같은 결과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동기금 조성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실제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면서 "은행연합회가 기부금을 받아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데 섣부른 발표로 국민과의 신뢰형성에 악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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