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여구 총동원 10자 넘기도
최근 외식업계에 '튀는' 작명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제목을 그대로 메뉴명에 갖다붙이는가 하면 형용사와 의태어 등 미사여구를 사용해 메뉴 이름이 10자 이상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수천가지 제품 중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각인토록 하기 위한 업체들의 이름짓기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단순히 '단팥빵'이라고 하는 것보다 '행복한 바나나빵''날으는구름빵' 등으로 지어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 끌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름 하나에도 제품개발자 들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배스킨라빈스는 31가지 아이스크림의 골라먹는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네이밍(이름짓기)'을 아예 전략적으로 펼치고 있다. 세 가지맛 초콜릿 아이스크림 안에 초콜릿칩과 볼이 들어간 '엄마 는 외계인'이라는 제품은 콘에 얹어놓은 모양이 마치 UFO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현재 배스킨라빈스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네 마음에 퐁당퐁당'은 아이스크림 속에 4 가지 초콜릿으로 코팅된 하트 아이스크림이 박혀 있는 속성을 나타낸 중의적 표현의 이름이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제품 콘셉트를 반영하는 가칭을 먼저 만들어놓고, 아이스크림 메뉴를 개발한다"면서 "마케팅팀ㆍ제품개발팀ㆍ영업팀 등으로 구성된 '네이밍 협의체'에서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최종 이름을 선정한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이름은 당연히 판매에도 영향을 준다. 뚜레쥬르의 '폭신폭신반숙카스테라'는 겉은 보드랍고 속은 쫀쫀한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 이름 덕분에 일반 카스테라 제품보다 10배 이상 팔려나갔다. 좋은 재료를 풍성하게 듬뿍듬뿍 넣었다는 의미를 담은 '입안가득호두듬뿍'은 출시 이후 판매율 상위 10위 이내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배스킨라빈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케 하는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이 4월 현재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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