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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진정한 승리자는 '퍼스트 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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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가전 및 전자 시장을 평정했던 일본은 소니, 파나소닉에 이어 최근 샤프까지 실적악화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전자왕국이라는 명성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은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우리나라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전자기업의 부침은 기술변화가 극심한 정보기술(IT) 전자 산업을 이끌 새로운 기술 및 아이디어의 부재로 볼 수 있다. 한때 서구 1등 기업들을 모방해 열심히 쫓아갔으나 정작 선두에 올라서서는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한 것도 크다. 또한 일본은 현재 보수화된 대기업체제에서 기존의 주도권을 고집하며 창의력과 신기술의 결여가 큰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이에 반해 미국은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벤처와 신기술 아이디어가 성장을 주도하며 급변하는 기술과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결국 혁신의 실패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앞세운 경쟁자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얘기다. 즉, 일본 전자산업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의 역할에는 성공했지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지는 못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들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강했다. 다른 누군가가 이미 시도해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이는 곳을 향해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전속력으로 쫓아간다. 하지만 일본의 앞선 전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따르지 않으려면 남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처음 시도하는 일을 스스로 개척해야 된다. 이제 우리도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야 할 시기이다.

대표적인 퍼스트 무버의 예로 세계 컴퓨터그래픽(CG) 애니메이션의 선구자인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세계 최고 디자인집단 IDEO그룹을 꼽을 수 있다. CG 애니메이션의 시대를 연 픽사는 컴퓨터의 화소를 의미하는 'Pixel'과 예술 'Art'의 합성어로 만들어졌다. 픽사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에 뛰어들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냈다. 그들의 첫 장편영화 '토이스토리'는 3000만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었고 미국에서 1억9000만달러, 전 세계적으로 3억6000만달러의 놀라운 흥행을 올렸다. CG라는 새로운 창조와 혁신을 도입한 결과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영화계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IDEO의 경우도 그렇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인 집단인 IDEO그룹은 공룡기업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의 제품을 디자인하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과거 기업들은 제품을 무조건 눈에 띄게 만들고 훌륭한 기능을 많이 넣어 팔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IDEO의 디자인 혁신은 21세기의 기업 경쟁력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면에 '디자인 경영'을 내세울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바로 남들이 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로 성공한 '퍼스트 무버'의 사례들이다.
필자도 주부들을 걸레질이라는 고된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최초의 한국형 '스팀 청소기'를 개발하고 세계를 무대로 첫 성과를 이루었을 때 감히 다시 누리지 못할 뿌듯함을 느꼈다. 또한 최근 '진동 파운데이션'을 통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피부에 밀착되고 빛나는 베이스 메이크업이 가능한 스마트 뷰티 제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창의력을 통해 시장을 이끄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자 산업은 감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은 더 넓은 그림을 그리며 창의성으로 무장한 진정한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다. 미래 산업을 밝힐 진정한 승리자는 일본 전자산업의 패스트 팔로어와 같은 물리적인 속도전이 아닌 퍼스트 무버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 발굴에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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