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회장 추징금 환수될까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그가 갖고 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명재산을 환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마트는 대우그룹에서 국내 전자제품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서 1987년 설립한 한국신용유통이 전신이다. 설립 당시 지분 86%는 대우그룹 계열의 위장계열사인 고려피혁, 신성통상 등이 갖고 있었고 14%는 김 전 회장의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신용유통 임원 18명의 명의로 보유했다.
선 회장은 이 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1999년 대우그룹이 해제될 때 위장계열사에 흩어진 지분을 모으고 차명지분 14%도 넘겨받았다. 2000년부터는 하이마트 대표이사에도 올라 현재까지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마트의 지분 14%가 김 전 회장의 것이라는 점이 입증된다면 국고로 환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 문제로 국가에 내야 할 추징금 17조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지분을 기초로 하이마트 지분을 환수하는 것은 현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회장의 차명지분 14%를 선 회장이 무단으로 가져간 점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소유권 변동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선 회장은 지난 2005년 해외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에 하이마트 지분을 매각했다. 2008년에는 다시 유진그룹측에 하미마트를 재매각해 현재까지 유진그룹이 최대주주로 돼있다.
검찰 관계자는 "차명지분을 제3자가 갖게 됐기 때문에 민사적으로 따져봐야 하고 공소시효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 하이마트 지분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선 회장에 직접 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찾는다면 국고로 환수될 가능성은 있다. 실제로 2002년에는 정주호 전 대우자동차 사장이 선 회장에 대해 대우측의 하이마트 차명주식을 임의로 매각했다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문제가 된 차명주식의 소유자가 정 전 사장이거나 김 전 회장이라고 해석했다. 적어도 하이마트 차명지분의 소유권자가 선 회장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그러나 정 전 사장은 선 회장으로 부터 30억원의 합의금을 받는 수준에서 상고하지 않고 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검찰 관계자는 "하이마트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국고환수에 대한 부분도 1차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려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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