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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명동, 다시 호객행위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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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한달도 안돼 재등장

▲1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옷깃을 잡아 끌며 매장 안으로 안내하고 있다. 단속 기간을 피해 호객행위는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옷깃을 잡아 끌며 매장 안으로 안내하고 있다. 단속 기간을 피해 호객행위는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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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오네상~이랏샤이마세, 미떼 구다사이(언니~어서오세요, 보고 가세요)"

12일 서울 중구 명동 초입에 들어서자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옷깃을 잡아 끌며 매장 안으로 안내했다. 내국인들에게도 호객행위는 이어졌다.
"구경만 해도 마스크팩 드려요. 안 사도 되니 일단 한 번 들어와 봐요." 매장 앞을 지나치려는 기자 손에도 순식간에 화장솜·마스크팩이 든 물건 바구니가 쥐어졌다. 매장 내 고객들은 대부분 매장 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서울 중구는 지난 3월 명동거리 호객행위를 집중 단속한 이후 도를 넘는 호객행위가 자취를 감췄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다시 찾은 명동거리에서는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호객행위가 자행되고 있었다.

비록 마이크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큰 박수소리와 함께 고함을 내뱉는 바람에 오가는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 일쑤였다. '알 만한' 내국인 쇼핑객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빙 돌아 지나치다보니 호객행위는 외국인 쇼핑객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었다.
심지어 큰 트렁크 가방을 끌고 가는 관광객들에게도 막무가내로 조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B화장품 앞 직원은 캐리어를 끈 일본인 관광객 서너명을 지나가지 못하게 막고 "1분만 시간을 내달라"며 억지로 손을 잡아끌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손사래를 쳤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창 승강이를 벌이다가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1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옷깃을 잡아 끌며 매장 안으로 안내하고 있다. 단속 기간을 피해 호객행위는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오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옷깃을 잡아 끌며 매장 안으로 안내하고 있다. 단속 기간을 피해 호객행위는 어김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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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에 위치한 S브랜드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장식이 붙은 볼펜 사은품을 흔들며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은 뒤, 눈이 마주치면 하나씩 손에 쥐어주며 매장 안으로 인도하는 식으로 호객행위를 했다.

매장 직원은 "사은품 하나라도 줘야 사람들이 미안한 마음에 매장 안으로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고객들은 립글로즈라도 하나씩 사고 나왔다.

서희진(가명ㆍ26)씨는 "매장 언니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왠지 구경만 하고 나가기는 무안해서 매니큐어 2개랑 파우더팩트 한 개 샀다"고 말했다.

T매장 직원은 아예 관광객들을 단체로 끌고 와 매장 안으로 밀어 넣어버렸다.

명동에서 커피 자영업을 하는 40대 한 여성은 "같은 장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호객행위가 지나쳐 보일 때가 많다"며 "일단 바구니를 쥐어주면 빠져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강압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화장품 매장 직원은 "호객 행위가 법으로 금지됐다 해도 잠깐 끊었다가 다시 하기 때문에 매출에는 별로 변화가 없다"면서 "예전부터 호객행위를 해왔고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달라진 점은 크게 없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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