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록'은 지은이 탄허 스님을 사회의 멘토로 자리매김하는 책이다. 탄허 스님은 1913년 출생으로 22세에 입산, 오대산 상원사에서 대부분의 승려 생활을 보낸다. 1983년 오대산 월정사 방산굴에서 열반에 들기까지 안팎으로 강연과 기고를 계속했다. 1955년 한국대학에서 두 달간 노장철학(老莊哲學)을 강의할 땐 함석헌 선생과 양주동 박사 등 당대의 유명 학자들까지 강의를 들으러 찾아왔다고 한다.그는 함석헌 선생에게 동양사상을 가르쳤고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자문을 구하는 상대였다. '탄허록'은 이러한 탄허 스님이 일간지 등이 기고한 글과 대담 등을 모아 정리한다.
이 책은 온난화까지 거론될 만큼 폭이 넓다.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대양의 물이 불어서 하루 440리의 속도로 흘러내려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휩쓸고 해안 지방이 수면에 잠기게 될 것이다.(52쪽)". 이 탓에 세계 인류의 60~70%가 소멸될 것이지만 '놀라지 말라'는 조언을 덧붙인다. 가히 예언서를 방불케 하는 내용이다. 유연한 종교관도 눈길을 끈다. "현재의 종교는 쓸어버려야 한다. 신앙인끼리 괄목상대하며 네 종교, 내 종파가 옳다고 적대시하며, 이교인이라 해서 동물처럼 취급하는 천박한 종교의 벽은 무너진다는 뜻(208쪽)"이라고 말하는 탄허 스님은 "장벽이 무너지고 초종교(超宗敎)가 등장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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