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지난해 구제역 여파로 상승했던 닭고기 가격이 올 들어 줄 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줄어든 수요 탓에 앞으로도 닭고기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우값이 떨어지자 대형마트들이 한우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춰 팔았다"며 "한우 가격을 내리면서 수요도 크게 늘었고, 매출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우 등심은 작년에 비해 20% 가까이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소매가격정보에 따르면 한우 등심(1등급ㆍ100g)은 5038원으로 지난해 3월 평균(6326원)에 비해 20% 이상 내렸다.
한우에 밀려 닭고기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공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가격은 앞으로도 내림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정보는 4월 육계 생체(kg) 산지가격이 전년 대비 19~27% 하락한 1800~2000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도계마리수와 냉동 비축물량의 증가로 닭고기 총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4월에 이어 5~6월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정보는 5~6월 육계의 산지가격이 1500~17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닭고기 가격 내림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닭고기 가격은 1880원(1kg)으로 브라질산(3554원)이나 덴마크산(2886원) 닭고기에 비해 저렴하다. 이에 따라 미국산 닭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더 확대되고, 국내산 닭고기 가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 계육 담당자는 "도매 시장에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물가상승으로 인한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여름철 삼계탕 수요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내림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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