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소비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며 멀지 않는 장래에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0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향후 중국 소비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쟁탈전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제부터는 중국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현지 채용인력을 잘 활용하는 기업만이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에서 철저한 현지화가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묵가사상은 귀천의 구별 없이 상하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역설했다. 이는 무차별 평등주의이다. 법가사상은 강력한 법치국가를 지향했고 법을 모든 사람이 준수하는 표준이라 했다. 강제적 법치주의다.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사상체계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을 찾아 활용하면서 일상생활 및 인력관리의 사고방식을 형성했다.
다음으로 파견 주재원들의 철저한 자기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서구식 인력 관리의 특징은 명확한 목표 설정이다. 즉 '나는 무엇이 되겠다'라는 식의 정량적 목적 달성을 중요시한다. 이를 위해 인센티브를 포함해 여러 규정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규정이 사람을 관리한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긍정과 부정의 중간 영역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서구식 관리방식은 오랫동안 긍정과 부정의 흑백 이분법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태극사상의 영향을 받아 흑백 사이에 회색의 영역이 있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중국인들이 종종 말하는 '메이꽌시(괜찮다는 뜻)'가 있다. 이들이 내뱉는 메이꽌시가 실제로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조금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파악하기 상당히 어렵다. 말하는 자세, 어투, 표정 등을 세심히 관찰해야만 가능하다. 외국인이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인과 10년 이상은 부대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서 현지인을 발굴하여 믿고 맡겨야 한다. 그들은 중국식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 있고 우리가 잘 모르는 중간영역도 잘 다룰 줄 알기에 중국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물론 우리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인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는 선결조건이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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