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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즘]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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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예정에 없던 정상회담을 요청해 양국 간 무역불균형과 남중국해 문제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장기간 대중국 무역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이 남중국해 영토분쟁을 빌미로 중국을 전 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일단 정면충돌은 피해 가려는 계산이다.

하기야 지난 10년(2001~2010년) 대중국 무역적자만 1조1272억달러에 이르니 미국 경제가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의 무역불균형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수출은 줄이고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중국 내부 사정을 보면 상황이 여의치 않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공급과잉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을 예를 들어보자. 지난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6억2665억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44%를 차지한다. 2000년(1억2850억t)에 비해 규모로 5배 이상 늘었고, 세계 비중도 29%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세계 10대 철강사에 이름을 올린 중국 업체가 6개나 된다. 2000년 하나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문제는 현재 중국 철강산업의 수요 대비 과잉 생산능력이 2억t 내외에 달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연해 지역에 추진 중인 신설 설비능력까지 더하면 공급과잉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미 환경오염 및 자원(철광석ㆍ원료탄 등) 부족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공급과잉으로 해외수출이 늘면서 무역갈등까지 겹치게 되었다.

중국은 2006년부터 강재 순수출국으로 전환됐는데 아시아에서 한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한국의 수입 규모는 847만t으로 일본(81만t)의 열 배를 넘고,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동남아 3국(429만t)의 거의 두 배다. 또한 수입 강재가 저급재 위주에서 중ㆍ고급재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판재류 비중이 2006년 45%에서 지난해 53%로 높아졌다. 더욱이 가격경쟁력에 기초한 유통 위주 공급에서 실수요까지 확대되는 등 한국 철강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첫째, 하북강철ㆍ상해보강ㆍ안산강철ㆍ무한강철 등 대형 철강사 중심으로 대형화 및 통합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강생산 3000만t 이상 철강사가 5개에 이르며 10대 철강사 조강 생산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6%에 달한다. 이는 2005년에 비해 13.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둘째, 지역별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한 철강산업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조강 생산량 66%을 점하는 화북(34%)과 화동(32%) 지역의 설비 증설을 통제하고 과잉 생산능력을 화남과 서부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셋째, 노후설비를 대량 폐쇄하고 토지이용 및 환경보호 측면에서 신설 투자장벽을 높이고 있다.

현재 중국 철강산업이 안고 있는 공급과잉 문제는 기타 산업에도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문제이며,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도 다른 산업에 대부분 그대로 적용된다. 중국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정책이 잘 실행된다면 향후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겠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중국 제품은 계속 해외로 쏟아질 것이며 그동안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흑자를 보았던 한국(2001~2010년 2392억달러)ㆍ일본(2001~2010년 2344억달러) 등의 국가들이 목표가 될 수 있다. 특히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발효되는 상황에서 동북아 FTA 허브로 부상한 한국을 경유한 수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대응 방안이 시급하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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