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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프리즘]버거운 상대, 중국과 협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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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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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지난 1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회담은 예정된 45분을 훌쩍 넘겨 85분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UN)의 시리아 제재를 거부한 것을 비롯해 중국의 경제ㆍ외교 정책 및 인권 등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고 시 부주석도 모든 것을 대화로 풀어가길 바란다고 하면서도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그랬던 것처럼 시 부주석도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미국과 큰 틀에서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고 실무진이 관련 사항에 대해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제부터 미국 실무진은 또다시 중국이라는 버거운 상대와 힘겨운 협상을 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협상 결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중국과 협상을 잘할 수 있을까. 우선 고대로부터 형성된 중국의 협상 사상과 이를 바탕으로 구사해 온 그들의 협상 전략에 대해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중국의 주요 협상사상이다. '화'는 협상하는 양측이 서로 의견을 수렴해서 공존하는 과정을 말하고, '동'은 한쪽의 목적만이 달성되어 한쪽이 사라지는 의미이다. 따라서 중국에서 협상의 의미는 자신의 관점을 상대방이 받아들이게끔 설득하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고 본다. 중국의 또 다른 주요 협상 사상은 '중용적도(中庸適度)'이다.

'중용'은 유교에서 유래되었는데 공자는 모든 사물을 유지하는 안정의 뜻으로 중용을 설명하면서 단편적인 면과 극단을 부정했다. 중국은 협상 과정에서 이러한 중용의 뜻을 강조하면서 적절하게 '도'를 지킬 것을 요구한다. 도가 지나치면 상호 간 바라는 결과를 절대 얻을 수 없다고 본다.
중국의 고대 협상 전문가들은 '화이부동' '중용적도' 등 사상으로부터 협상이론 체계를 도출해냈는데 이것이 바로 '변화와 순환'이라는 태극의 틀에 녹아 있다. 즉, 협상은 화를 추구하는 과정이며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최대한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조금 얻으면 다음 번엔 약간 잃을 각오가 되어야 한다. 중국은 이러한 태극의 틀에 기반해 다양한 협상 전략을 구사해 왔다.

우선 자신에게 유리한 협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강한 자에게도 약한 면이 있다고 보기에 그것을 부각시켜 밀어붙인다. 불리한 경우는 한발 물러나 때를 기다린다. 다음으로 옛정을 상기시켜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신임을 얻어 목적을 달성한다. 또한 예절과 덕목을 내세워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경우도 있다. 모두 상대방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게 함으로써 적절한 선을 넘지 않고 미리 후환을 없앤다.

이 같은 중국의 협상사상과 전략에 대해 이해를 깊이 한다면 그들과의 협상에서 아래와 같은 몇 가지는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변화와 순환을 중요시하는 중국과의 협상은 단 한번에 쉽게 끝나지 않는다.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 설득이 필요하다. 둘째, '중용적도'의 개념을 강조하기 때문에 협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고 또한 잃을 것도 별로 없다는 자세로 적절한 선을 유지하면서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협상전략을 구사한다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셋째, 중국은 상호 간의 믿음과 덕목도 협상 전략에 활용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사적인 감정에 끌려 근본 목적을 잊어버리면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구사하는 협상 전략도 고대로부터 오랫동안 다듬어 온 생존방식이라는 측면을 이해하면 중국과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에 대해 큰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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