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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회장, "금융인으로서 누구보다 행복했다"

최종수정 2012.03.04 11:00 기사입력 2012.03.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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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생 47년 마감하는 김 회장, 아이들 대학 가는 것 까지 보고 싶다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김승유 회장, "금융인으로서 누구보다 행복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3월말 하나금융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47년 금융인생을 마감하는 김 회장은 "금융인으로서 누구보다 행복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 김 회장은 학교법인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을 좀 더 했으면 한다고 했다. 본인이 처음 시작한 고등학교이고 아이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까지 봤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가 가져야 할 핵심 리더십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김 회장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미래를 읽는 눈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하나금융내 역할에 대해선 '조언자'라고 못을 박았다.

다음은 김 회장 일문일답.
-공식 퇴임후 거취는.
▲오전에 하나고등학교 입학식에 다녀왔다. 이제 1, 2, 3학년이 다 채워져서 내년에 대학교를 처음 들어가게 된다.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대학입시가 최대 관심사다. 학교법인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의 임기가 오는 8월이면 끝나는데 좀 더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내가 처음 시작한 학교라서 그런지 아이들이들이 대학교 들어가는 것까지는 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소금융 이사장은 지난 2월 12일자로 연임 발령을 받았다.
미소금융 사업을 시작한지 2년 2개월 됐고 규모면에서는 어느 정도 달성을 했다. 하지만 좀 더 심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도 조금 더 노력을 더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백의종군의 의미는.
▲처음 하나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71년이다. 김승유란 이름을 하나은행에서 떼어놓을래야 떼어놓을 수가 없다. 일을 안 하더라도 와서 심부름 해 달라 하면 어떤 심부름이라도 할 각오가 돼 있다는 차원에서 백의종군이라는 말을 한 것이다.
직접 경영에 관여한다든가, 그럴 생각은 없다.
특히 새로 선임될 김정태 회장, 현재는 행장이지만, 그 팀들이 잘 하리라 믿고 있다.
특정분야에 가끔 와서 자문을 해 달라면 그 자문을 응해줄 수는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경영의 독립성을 당연히 가져야 되고, 그렇게 하리라고 보고 있다.
-리서십의 핵심은 무엇인가.
▲자리가 올라가서 일을 한다는 것은 자기가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남들이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비단 금융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경영자들의 숙제가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뭘 원하는가?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것 또 우리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뭘 생각하고 있는가? 그 사람들이 기대하는 비젼은 무엇인가? 이걸 우리가 늘 읽으려고 하는 노력, 아마 그 결과가 주주가치와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미래를 읽는 눈이다.
금융산업은 리스크 매니지먼트라고 할 수 있다. 리스크라는 말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누가 미래를 다 알겠나? 확률적으로 남보다 1%라도 더 미래를 읽는 눈이 생긴다면 그게 바로 경쟁력이다.
-론스타와의 협상과정이 너무 비밀리에 이뤄진 것 아닌가.
▲론스타 사람들은 기소가 돼 있어서 한국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해외로 나갔다. 늘 금요일 오후에 나갔다.
금요일 오후에 나가면 토요일날 하루종일 딜을 하고 토요일 밤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오면 일요일이다.
공식 채널을 통해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씨티뱅크가 트레블러스하고 합병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일주일이었다. 노무라 증권이 리만에 아시아 오퍼레이션하고 유로 오퍼레이션 인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나흘이다. M&A 속성이란 게 그런 것이다.
-지주 사장과 하나은행장 선임은 어떻게 되나.
▲5일 경발위를 통해서 행장과 사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새롭게 선임될 두 사람은 새로 회장과 호흡을 맞춰야 될 사람들이기 때문에 김정태 행장의 의견을 살려서 선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
지주 사장은 이번에 임명된다.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여러 가지 업무폭주로 회장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한국 금융산업에 대한 조언을 하자면.
▲결국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홀가분한 입장에서 말하면 지난 1997년 말에 금융위기 이후에 우리 금융산업이 한 단계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금융기관으로 생각했던 것이 "아, 이게 망할 수도 있구나. 문을 닫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우리에게 자극이 됐다. 금융산업 구조조정, 이게 우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사람이다. 사람을 어떻게 길러야 되느냐 하는 것은 정말 시간이 걸린다.
은행, 비은행이 각각 나눠져 있는데 양쪽의 지식을 갖고 미래를 볼 줄 아는 소위 포사이트(foresight)를 어떻게 길러주느냐다.
체계적으로 양쪽 분야를 모두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사람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그 사람들의 네트워킹(networking)을 어떻게 해 주느냐? 혼자서 일하는게 아니고 결국 같이 하는, 시장을 같이 운영하기 때문에 그런 네트워킹을 어떻게 해주느냐 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레이팅(rating)이 이탈리아보다 올라간 적이 일찍이 우리가 경험을 해보지 못 했다. 금융산업이라는 것은 크레딧 레이팅(credit rating)의 차이를 먹고 사는 것이다. 결국 우리보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하고 높은 데하고 그 차이를 먹고 사는 장사가 바로 우리 금융산업인데,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갔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시너지 효과는.
▲IT와 카드 문제는 가급적 빨리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빨리 정리를 하자고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좀 복잡한 문제가 있다. 복잡한 문제라는 것은 우리는 외환은행의 지분을 57% 가지고 있고 또 하나SK카드는 51%를 가지고 있다. 이해관계자하고 논의를 좀 해야 되고 그래서 그건 시간이 좀 걸린다. 하지만 5년 이상 간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이전이라도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먼저 한 단계 한 단계 당장 올해라도 시작할 것이다. 가맹점 이용은 물론 공동마케팅 등 업무상 연계 협력관계가 있는 것은 당장 시작할 것이다.
-론스타 협상에 있어서 최대의 위기의 순간은.
▲결국 딜이라는게 상대방을 읽고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거다. 결국 카드를 보이면 그때는 이미 지기 시작하는 거다.
지난해 3월 말 안 되고 6개월 연장하자 했을 때 론스타쪽에서 배당을, 대폭 중간배당을 해 버렸다. 중간배당 대폭 한 것 가지고 우리 쪽(?)이 상당히 좀 언짢게 해서 그때 '정말 이 딜이 안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때가 잠깐 있었다.
그러나 가격조정을 통해서 했기 때문에 원만하게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여담이지만 대개 론스타가 미국 텍사스에 있는 걸로 아는데 그렇지 않고 그 사람들 오피스가 런던에 있다. 법률적인 소재지는 벨지움이다.
-금융인으로서 가장 힘든 때가 있다면.
▲어려울 때 도와줘야 하는게 세상살이다. 그런데 정말 어려워지면 우리의 익스포저(exposure)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아주 둘도 없는 친구, 중ㆍ고ㆍ대학 동기동창이 있는데, 내가 여신을 회수해 부도가 난 적이 있다.
한달 이상을 잠을 못 자고 "내가 이럴 바에는 이 직장에 안 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난 후배들한테 "어쩔 수 없다. 금융의 속성이 그런 것이다. 우리가 미래를 보는 눈을 조금씩이라도 더 키우자", 이렇게 얘기를 한다. 이게 어떻게 보면 금융인의 비애다.
-외환은행 추가 지분 인수 계획은.
▲우리 지분을 높여야 하니 새 회장이 알아서 할 것이다. 추가지분 인수 방법은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법도 있고 페어(fair) 스왑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아마 단시일 내에는 그런 일은 안 할 것 같다.
결국 재원이라는 것이 증자를 하든, 채권을 발행하든 혹은 잉여금이 남든 이런 거니까 그런 잉여금 처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금융그룹으로 재편되면서 금융산업이 집중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에 대해선.
▲금융을 전공하는 학자들이 더 그 문제는 깊이있게 논의를 해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제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소비자 후생의 문제를 어떻게 조화를 하느냐 하는 문제다.
단순하게 숫자만 놓고 본다면 아직 독과점 체제라고 하기 힘들다. 예를 들면 캐나다 같은 경우에 첫 번째 은행과 네 번째 은행이 합병한다고 했을 때 정부에서 인가를 안 해줬다. 호주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금융의 집중도로 볼 때는 아직 그 나라만큼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지금이 적절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시대로 가면서 보안의 문제가 앞으로 커질 것이다.
보안의 문제라는 게 창과 방패와 같아서 끝없이 뚫고 들어오려고 할 거고, 끝없이 그걸 막으려고 하는데 결국 돈이다.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또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계속 돈이 들어갈 것이다.
결국 일정 규모가 돼야 됩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임금 격차 해소는.
▲임금격차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1인당 인건비라고 나오는 것은 총 인건비 나누기 인원이다. 결국 인원의 구성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서 '책임자 이상의 비율이 전체 80%가 된다' 하는 거와 '책임자 이상의 비율이 전체 50%가 채 안 된다' 하는 것은 1인당 인건비에 굉장히 차이가 난다. 바로 외환은행은 행원의 비중이 20%밖에 안 된다. 즉 위에 직급이 많다는 말이다. 하나은행은 반반이다.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성과급 체계로 가는 것이다.
성과에 따라서 거기에 대한 특별보너스만 주면 해결된다. 구체적으로 계산 해 봤다.
-정권과의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없다. 벌써 은행장부터 시작해서 만 15년이 지났다. YS 정권 때 은행장이 됐다. 그리고 그 이후 정권이 몇 번 바뀌었다. 하지만 학맥에 대해선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학맥 등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난 것 아닌가. 난 그렇게 생각한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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