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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료진, 심장병 후 혈전약 투여 기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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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심근경색 등 심장병을 앓은 사람은 재발을 막기 위해 혈전약을 먹게 된다. 통상 1년은 먹어야 한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인데, 6개월도 괜찮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도출됐다. 향후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가 주관하고 전국 19개 대학병원이 참여해 3년간 진행된 연구(연구명 EXCELLENT, 책임자 김효수 서울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결과에 따르면 관상동맥성형술 후 항혈소판치료제 6개월 투여법은 12개월 투여법과 비교해 안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없었다.
김효수 교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복용기간은 달라질 수 있지만 6개월만 복용해도 안전성 측면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과"라며 "진료 현장에서 관상동맥성형술후 2중 혈소판억제제를 투여하는 적정 기간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학회 공식 의학저널인 '순환(CIRCULATION)' 1월호에 게재됐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환자는 혈관을 뚫어 피가 잘 통하게 해주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받는다. 동맥안으로 '스텐트망'이란 기기를 삽입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후 스텐트 내부에 피가 엉겨 피떡이 생기면 다시 혈관이 막혀 2차 심근경색이 올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의료진은 피가 잘 응고되지 않도록 해주는 '항혈전제' 2가지(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를 투여한다.

문제는 항혈전제를 얼마나 복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통상 의료계에선 "최소한 12개월은 먹어야 된다"거나, "안전하게 12개월 이후에도 투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하지만 환자의 비용, 약물 부작용 등을 고려하면 복용기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에 김 교수팀은 6개월 투여법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김 교수팀은 2008년 6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전국 19개 기관에서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 1443명을 6개월 복용군(722명)과 12개월 복용군(721명)으로 나눠 1년 동안 상태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6개월 복용군에선 34(4.8%)명의 환자에서, 12개월 복용군은 30(4.3%)명의 환자에서 '사망, 심근경색 혹은 재시술'이 발생했다. 통계적으로 두 방법 사이에 안전성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값비싼 항혈전제를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한국 심장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분야다.

박승정, 박덕우 울산의대 교수팀(서울아산병원)은 2010년 유력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유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박 교수팀은 스텐트 시술 후 12개월이 지난 후에도 계속 항혈전제를 투여할 것인지, 투여한다면 어떤 약을 써야하는지 관찰했다. 스텐트 시술 12개월 후 한 그룹에는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을 주고, 나머지엔 아스피린만 투여했다.

2년을 관찰해보니 양 그룹 간 심근경색 등 심장 관련 질환 발생위험에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일부 지표에선 2가지 약을 쓴 방법에서 위험이 증가했다.

즉 12개월까지는 약 2가지를 쓰다가, 이 후엔 값비싼 클로피도그렐을 중단하고 아스피린만 사용해도 괜찮지 않겠냐는 것이 연구의 시사점이다.

당시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12개월 이후 클로피도그렐을 중단할 경우, 그것이 안전한가에 대한 답은 더 길고 큰 연구를 통해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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