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라질 몽니'에도 정부 말리는 까닭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차가 브라질 시장을 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브라질 정부가 최근 수입차에 대해 공업세 세율을 30% 올린데 이어, 현대차가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출 경우 약속했던 각종 혜택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4위 규모의 큰 시장이자 남미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을 만큼 브라질에 공을 들인 현대차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9월 공업세 인상안을 발표, 12월부터 바로 적용에 들어갔다. 이 조치에 따르면 현지부품을 사용하지 않거나 연구개발 투자가 부족한 업체의 경우 공업세를 최고 55%까지 적용받게 된다. 특정업체를 겨냥한 조치는 아니지만 전 세계 주요 수입차 업체 가운데 현지공장이 없는 현대·기아차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보호무역 조치로 읽힌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선뜻 나서긴 힘들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우선 이번 조치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WTO를 통한 분쟁해결 절차가 통상 2년 가까이 걸리는 까닭에 정작 제소한다 해도 실익이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통상업무부처 한 당국자는 "브라질의 이번 조치들은 WTO 규정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지만 분쟁해결 절차에 들어가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래 걸려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당장 판매가격이 올라 가격경쟁력을 잃게 됐지만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괜히 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불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현지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문제가 더 불거질 경우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데다, 브라질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일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 하반기 완공예정인 현대차 현지공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몇년 전 상파울루주 삐라시까바시로 공장부지를 낙점할 당시 브라질 정부와 주는 현대차에 부지제공 및 세제감면·인프라지원 등 각종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공업세 인상으로 인해 갈등이 불거질 경우 이같은 혜택을 거둘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당국자는 "이 문제를 WTO에 가져가도 쉽지 않은데다, 현대차 역시 각종 혜택이 없어지는 게 불이익인 만큼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가 이 지역에서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늘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청년봉사단을 꾸려 인근 복지시설을 방문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코트라에 따르면 브라질의 올해 자동차산업은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2014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경상용차나 버스 차종은 벌써부터 전년에 비해 17~18%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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