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잡스의 뒷조사를 한 배경은 이렇다. 1991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잡스를 수출위원회 임명으로 고려했다. FBI는 잡스가 공직으로 임명되는데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나선 것이다. WSJ 보도가 나온 뒤 미 상무부는 잡스가 1991년에 수출위원회에 위원으로 임명됐었다고 확인했다. 잡스가 실제 위원회에 임명된 것을 보면 FBI는 잡스에게서 큰 결격사유를 찾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위원회 위원은 무보수직으로, 일 년에 최소한 두번 대통령과 만나 무역정책에 대해 자문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 여성은 FBI와 만났을 때 잡스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했는데, 그 이유가 그 여성은 잡스의 윤리관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이 여성은 잡스와 자신이 과거 마약을 시험삼아 한 적이 있으며, 잡스의 성격에 대해서 '천박하고 냉정하다'고 표현했다. 그녀는 "잡스가 애플의 경영자로서 성공하면서 엄청난 힘이 생겨나 그에 대한 진실들이 왜곡됐을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FBI 보고서에는 그녀 역시도 잡스를 추천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FBI 보고서에는 잡스가 여전히 마약을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뒷조사에 참여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잡스가 더 이상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보고서는 잡스가 젊은 시절 인도 여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FBI조사에 응한 잡스의 한 지인은 "잡스가 인도에 종교생활을 함으로써 그의 철학이 바뀌었다"면서 "그 때의 경험이 잡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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