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스티브 잡스 뒷조사에 나선 이유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연방수사국(FBI)은 9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에 대해 뒷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저널(WSJ)가 취업정보업체인 FINS.com과 함께 정보공개를 청구해 잡스에 대한 FBI파일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IT 업계의 전설로 남은 스티브 잡스.

FBI가 잡스의 뒷조사를 한 배경은 이렇다. 1991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잡스를 수출위원회 임명으로 고려했다. FBI는 잡스가 공직으로 임명되는데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나선 것이다. WSJ 보도가 나온 뒤 미 상무부는 잡스가 1991년에 수출위원회에 위원으로 임명됐었다고 확인했다. 잡스가 실제 위원회에 임명된 것을 보면 FBI는 잡스에게서 큰 결격사유를 찾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위원회 위원은 무보수직으로, 일 년에 최소한 두번 대통령과 만나 무역정책에 대해 자문을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191페이지에 달하는 FBI 보고서에서 잡스의 친구와 동료들은 그를 재능있고, 창조적이며, 열심히 일 하는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잡스가 저질렀던 많은 잘못들 역시 담겨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를테면 잡스가 자신의 딸을 5년간 모른 척 했다거나, 그의 경영방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학대당하는 것으로 느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 여성은 FBI와 만났을 때 잡스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려했는데, 그 이유가 그 여성은 잡스의 윤리관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이 여성은 잡스와 자신이 과거 마약을 시험삼아 한 적이 있으며, 잡스의 성격에 대해서 '천박하고 냉정하다'고 표현했다. 그녀는 "잡스가 애플의 경영자로서 성공하면서 엄청난 힘이 생겨나 그에 대한 진실들이 왜곡됐을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FBI 보고서에는 그녀 역시도 잡스를 추천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FBI 보고서에는 잡스가 여전히 마약을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뒷조사에 참여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잡스가 더 이상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국제 비즈니스 업계에서 일하는 한 인사는 "잡스가 불법적인 마약 사용이나 알코올 중독의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역시 잡스는 "약간의 와인만 마실 뿐 불법적인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잡스가 젊은 시절 인도 여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FBI조사에 응한 잡스의 한 지인은 "잡스가 인도에 종교생활을 함으로써 그의 철학이 바뀌었다"면서 "그 때의 경험이 잡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