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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여전히 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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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기름값이 묘하다" 그 후 1년..정유사는 두들겼는데
100원 할인·알뜰주유소 압박했지만...이란문제 예측 못해 고유가 위기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1년 후에 이런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만큼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정유산업 입니다. 정부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지금은 그저 착잡할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이 나온 지 정확히 1년이 지났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 물음에 돌아온 정유사 관계자의 대답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100원 할인, 알뜰주유소 1호점 개점 등의 후속조치가 이어졌지만 기름값은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와 맞물려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2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유가는 배럴당 110.69달러로 작년 1월11일 91.82달러에 비해 20.4%나 증가한 상황이다.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ℓ당 1945.00원으로 작년 1월13일 1823.81원에 비해 ℓ당 120원가량 올랐다.
문제는 '묘한 기름값' 발언 이후 1년이 지난 뒤에도 예상되는 기름값 고공행진 전망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3차오일 쇼크'에 버금가는 위기에 직면한 정유사들의 표정은 난감하기 그지없다. 미국의 이란 석유 수입금지 조치 요구에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애타는 마음뿐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기름값은 묘하다고 해서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최근 상황을 통해 드러났다”며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유가정책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1년 전 입은 트라우마가 정유사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는 것이다.

작년 1월13일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 물가에 영향을 주는 기름값의 경우 유가와 환율 간 변동관계를 면밀히 살펴 적정한 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주유소 등의 행태가 묘하다”고 정유사와 주유소를 강하게 압박했다.

정유사들은 당시 중동의 재스민 혁명으로 기름값이 폭등했음에도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전례 없는 기름값 할인까지 시행했다. 정유사에 남은 것은 없었다.

이에 정유사들은 기름값 100원 할인행사로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주유소들도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름값 인상을 자제하겠다”며 동참했지만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기름값을 잡겠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꺼내 든 알뜰주유소도 연말에 이르러 1호점을 낼 수 있었다. 이 마저도 인근 주유소들이 거센 불만을 제기하며 논란에 빠졌다.

작년에 비해 올해 국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수입금지 조치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곧바로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충격이 전해질 것이라고 정유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 제품가격, 환율 등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가격은 5~10원가량 오른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결정을 내리면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 위한 추가 비용이 부담되는 상황이다. 이는 곧바로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현물을 구하는 것은 예상만큼 어렵지 않으나 일부 불안심리와 투기자본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급등은 불보듯 뻔하다”며 “국내 기름값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유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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