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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수사...檢, '뿔테안경남' 신원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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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배포 의혹의 단서를 쥔 돈봉투 전달자의 신상에 관해 검찰이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한나라당 전대 돈봉투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부장검사)은 10일 2008년 전대 직전 고승덕 의원실을 찾아 돈봉투를 전달한 인물의 신원을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오후 고 의원실 직원 이모씨를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당시 박희태 캠프 및 주변 보좌진의 사진을 대조해가며 신원 특정에 나섰다. 이씨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명함이 든 돈봉투를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노란 봉투 여러 개가 든 쇼핑백을 지닌 검은 뿔테 안경 착용의 30대 초중반 남성이 “꼭 고 의원에게 전해달라”며 봉투 한 개를 주고 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봉투 안엔 H은행 띠지로 쌓인 각 100만원씩 현금봉투 3개 총 300만원과 ‘박희태’란 이름이 적힌 명함이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뿔테안경남’의 신원을 특정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필요한 경우 고 의원실 관계자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 안팎에선 한나라당내 계파 갈등을 감안할 때 ‘뿔테안경남’이 단순한 돈 배달 심부름꾼은 아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직을 둘러싸고 금품배포가 공공연히 이뤄졌다는 의혹제기를 감안하더라도 ‘배달사고’가 발생하면 정치적 역공의 계기가 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전대 당시 박 의장 캠프 주변인물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신원 및 소재 압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고 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돌려보낸 돈봉투를 받은 고모씨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고씨는 박 의장이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의원실 비서를 지내다 현재 한나라당 모 의원 보좌관으로 근무 중이다.

고 의원에 따르면 고 의원 보좌관 김모씨는 2008년 전대 다음날인 7월 4일 고씨에게 돈봉투를 돌려주며 명함을 받고 수첩에 오전 ‘10시2분’이라고 봉투반환 시각을 기록했다. 고씨는 3년 6개월여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고 의원이 돈봉투를 돌려보내자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알려진 박 의장 측 인사도 불러 통화내용 및 경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검찰은 아시아 순방 일정에 나선 박 의장이 귀국하는 18일 이전까지 2008년 전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는 끝낸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2008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 2010년 전대 등 당내 돈선거 의혹에 대한 포괄적인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2008년 전대 관련 의혹부터 조사해 연루점이 발견되면 박 의장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현직 국회의장에 대한 직접소환은 전례가 없는 만큼 검찰은 조사방법에 대해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고 의원이 다수의 돈봉투를 지적한 만큼 고 의원 외에도 돈봉투가 전달된 대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 폭로자가 자진해서 나서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 의원 전원에 대한 수사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수사 시점이 사건 발생으로부터 3년 6개월여 이상 지남에 따라 물증 확보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한나라당 내부서 의원들 사이를 오간 자금의 성격이 합법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추적을 대비해 수사 초기부터 공안부 수사인력에 금융조세조사부·특수부의 수사인력을 더해 7명으로 수사팀을 꾸렸다.

대형 정치자금 사건으로 비화할 경우 4월 총선이 치러진 뒤 무더기 의원직 상실 사태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검찰 안팎에선 “공여자를 지목하지 못하면 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물 것을 내다보고 한나라당이 도덕성 세탁을 검찰 손으로 대신하려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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