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공천심사를 앞두고 '돈봉투' 관련자와 의원들이 줄줄이 소환되면 "검찰이 총선에 개입한다"며 검풍(檢風)이 불수도 있다. 어쨌든 한나라당은 다시 위기다. 새삼스레 위기랄것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측근비리의혹이 솔솔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가 위기였고 2011년 분당을과 서울시장 선거의 잇단 패배, 선관위 디도스공격에 국회의장과 현역 한나라당 의원 비서가 연루된 것도 위기였다.
돈봉투은 치명타다. 술자리마다 국민들은 울분을 토한다. 국회의원들이 무엇이 아쉬워 300만원짜리 봉투를 받았는가, 300만원 봉투를 도대체 몇 개나 돌렸나, 초선에 300만원이면 재선, 다선에는 얼마를 돌렸나,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했나. 혹여 나중에 당 대표돼서 보상받을 길이 있었나. 그럼 그 보상은 뭘로 이뤄졌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이 줄줄이 엮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과정의 불법선거자금 때문에 2004년 총선에서 졌다. 2007년에는 친박(친박근혜)계 공천학살을 했지만 엄밀히는 반사이익(열린우리당의 실정)으로 압승했다. 2004년 천막당사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만들고 지켰지만 2007년 대선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현 상황으로보면 박근혜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총선 대선 쌍끌이 승리가 어렵게됐다는 게 중론이다.
2분 남은 시간에 대통령이 왔지만 해결은 커녕 상황만 악화시킨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비대위를 둘러싼 갈등이 딱 이 모습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재창당(전당대회와 지도부구성, 공천심사와 공천결정)보다 쇄신올인을 택한것은 아마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을수록 돌아가라지만 한나라당과 박근혜 위원장에게는 돌아갈 시간도 부족해보인다. 날은 저물고 갈길은 먼 일모도원(日暮途遠)의 형국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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