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이날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 한국 재무부는 이르면 이달 미국 관료들과 만나 이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도 오는 10~12일 사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이란 제재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은 지난해 1~11월 일일 평균 24만7000배럴을 이란으로 부터 수입했다고 한국석유공사는 발표했다. 이 기간 전체 원유 수입량 약 8억5000만배럴 가운데 약 9.6%인 8160만 배럴을 이란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 역시 이란 원유 수입은 같은 기간 일일 평균 31만4000배럴을 기록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란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며 이란 제재에 따른 원유 수입 축소가 부담이 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미국의 제재 법안은 대통령 재량으로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180일간의 유예기간 동안 이란산 원유 수입을 상당 수준 줄인 뒤 나머지 분량에 대해서만 면제 또는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과 구체적인 협력을 해왔거나 협력이 기대되는 국가에 대해서는 120일간 적용 자체를 유예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한국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공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 METI 관료 역시 "미국 제재법은 법 적용 면제 사안을 담고 있어 일본은 이를 미국에 요청해놓은 상태"라면서 "미국과의 이란 제재 관련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 2006년 이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해 뜻을 함께 해왔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피해 이후 원유 수입 제한이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등 한국 정유회사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 감소에 따른 영향을 감안해 자발적으로 대안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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