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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손민한 "원하는 건 아름다운 매듭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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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손민한 "원하는 건 아름다운 매듭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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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방출로 마무리된 롯데에서의 15년.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제9구단 NC에서 재기를 노린다. 손민한의 새로운 도전이다.

롯데에서 방출된 손민한이 NC 입단을 눈앞에 뒀다. 지난 14일 가진 제주도 실전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은 그는 22일 서울에서 가진 메디컬 테스트를 무난하게 통과했다. 앞서 NC 구단은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입단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내년 NC 유니폼을 입고 퓨처스리그에 뛰어들게 된 셈. 1군 마운드는 2013년부터 밟을 수 있다.
그는 영원한 ‘롯데 맨’으로 남을 수도 있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현역 은퇴 뒤 코치 연수를 보장받은 까닭이다. 하지만 손민한은 새로운 길에 발을 내딛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간단명료하게 답했다.

“선수생활을 아름답게 매듭짓고 싶었다.”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직후인 22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윤동식 토탈 스포츠클럽에서 손민한을 만나 비장한 각오에 귀에 기울였다.
다음은 손민한과의 일문일답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 최근 2년여 동안 1군 무대에 복귀하지 못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떠한가.

손민한(이하 손) 올 시즌이 끝날 무렵부터 상당히 좋아졌다. 제주도에서 최향남 선배와 한 달 이상 훈련하며 자신감도 되찾았고. 웨이트 트레이닝, 러닝 등을 소화하며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NC 스프링캠프 입성 전까지 컨디션을 100% 끌어올릴 계획이다.

손민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민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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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NC 입단 테스트는 어떠했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정해진 날짜에 맞춰 몸을 만든 덕에 무난한 피칭을 보일 수 있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좋게 봐준 것 같다.

스투 피칭을 지켜본 김경문 감독의 반응은 어떠했나.

아무런 말없이 관찰만 했다. 직접적으로 평가나 견해를 드러내진 않았다.

스투 테스트 전 김 감독에게 따로 재기의사를 밝히지 않아 쓴 소리를 들었다.

평가받은 당일 아침에 전화를 걸었는데 “진작 연락을 주지, 왜 이제야 연락을 하느냐”라고 핀잔을 줬다. “야구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더 빨리 찾아왔어야지”라는 말에 죄송하고 고마웠다.

스투 15년간 몸담았던 롯데 구단으로부터 11월 3일 방출을 통보받았다.

예견했던 수순이라 당황스럽진 않았다. 언론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구단으로부터 은퇴를 권유받았다.

스투 지난해 고비는 어떻게 넘길 수 있었나.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복귀가 무산된 건 이런저런 부상 탓이 컸다. 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해 구단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스투 롯데 구단에 서운함은 없나.

(고개를 가로저으며)전혀. 구단은 당연한 일을 했다.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시즌이 끝날 무렵부터 몸 상태가 좋아졌다. 그래서 한 번 더 기회를 얻고 싶었다. 다른 구단보다 15년을 함께했던 롯데에서 재기하길 바랐다. 많은 돈을 요구할 상황이 되지 않아 계약의 여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보류선수명단에서의 제외였다.

손민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민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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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그간 뜻대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무척 답답했을 것 같다.

재활을 경험한 투수라면 누구나 겪었을 고통에 시달렸다. 사실 에이스를 맡다 당한 부상이라 조금 더 힘들었다.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이다 보니 부진했던 3년 동안 좀처럼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없었다.

스투 부진 속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을 하나 남겼다. 2009년 6월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거둔 통산 100승이다.

어깨 부상을 안고 던진 경기였다. 그간 팔꿈치를 부상당한 선수들이 어떻게든 마운드를 버티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어깨는 조금 달랐다. 아예 공을 던질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밀려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운드를 버텼던 건 팀의 에이스였기 때문이다. 경기를 빠질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참기 힘든 고통이 와도 불평 없이 견뎌내야 했다. 그런데 사실 통증보다 화가 났던 건 따로 있었다.(* 편집자 주 : 손민한은 1997년 프로무대에 데뷔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3년간 1승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출전한 경기도 19번에 불과했다.)

스투 무엇이었나.

시속 130km를 넘지 않는 직구만으로 승부를 벌어야 했다. 그게 너무 힘들었다. 계속 던지다보면 어깨가 나아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가진 적도 있다. 하지만 부상은 더 악화될 뿐이었다. 결국 나는 주저앉고 말았고 한동안 마운드를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스투 2군에서 함께 지낸 후배들에게 이 같은 경험이 담긴 조언을 많이 건넸을 것 같다.

솔직히 많은 이야기를 해주진 않았다. 그들 역시 부상에 대한 부분은 잘 알고 있으니까. 한 가지 강조한 부분은 있다. 처음 통증이 찾아올 때를 주의하라고 했다. 무리한 투구로 근육이 뭉친 건지, 의학적인 부상이 도래한 건지를 판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미세한 통증이 느껴질 때 바로 검사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관리하는 것만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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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방출 소식에 가장 안타까워한 동료를 한 명 꼽는다면.

많은 후배들이 위로의 전화를 걸어왔는데 아무래도 (이)용훈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형의 앞날을 걱정하진 않는다”면서도 “이제 나 혼자 2군에서 어떻게 지내냐. 심심할 것 같다”라고 투정을 부렸다(웃음). 1군에서 룸메이트였고 2군에서도 가장 대화를 많이 나눴던 후배다. 앞으로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이 많이 안타깝다.

스투 이용훈은 올 시즌 경이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9월 17일 대전 한화 2군전에서 프로야구 30년 만에 처음으로 퍼펙트게임을 잡아냈다.

대단한 성과다. 2군 무대라고 해도 퍼펙트게임은 상당한 결과물이다. 아무나 작성할 수 없다. 그런 기록이 기대만큼 조명을 받지 못해 아쉽다. 퍼펙트게임은 용훈이가 그간 2군에서 열심히 땀을 흘린 대가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투지를 높게 평가한다. 34살의 적잖은 나이인데도 2군에서 늘 열심히 훈련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포기할 줄을 모른다. 2군에서 함께 지낸 후배들에게 충분한 귀감이 됐다고 생각한다. 롯데 구단은 그런 점들을 높게 평가해줘야 한다. 2년 연속 연봉 삭감은 솔직히 너무한 처사다. 용훈이는 올해 남부리그 방어율 1위(3.00)였다. 퍼펙트게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까지 달성했는데 무턱대고 연봉을 깎는다면 앞으로 어떤 30대 선수가 2군에서 열심히 훈련할지 의문이다.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사안을 꼭 다시 검토해줬으면 좋겠다.

스투 문제 제기에서 롯데에 대한 진한 애정이 엿보인다.

15년 동안 쌓인 정이 어디 한순간에 사라지겠나. 모든 선수들이 아름다운 현역생활의 마무리를 꿈꾼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였고. 방출로 꿈이 무산됐다고 해서 누구를 원망하진 않는다. 오히려 구단에 감사하다. 그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저 내 몫을 다하지 못해 미안할 뿐이다.

스투 방출 통보는 어떻게 전달받았나.

운영팀장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자리에서 나는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 이상은 입을 열 수 없었다.

손민한 [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민한 [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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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뛴 15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는다면.

1999년 10월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이다. 펠릭스 호세의 방망이 투척사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내가 특별히 맡은 역할은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야구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20년 이상 야구를 해왔지만 다시는 그런 희열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스투 한 가지를 더 꼽는다면.

그라운드를 함께 뛰었던 선배들의 별세다. 김명성 감독, 임수혁 선배 등을 떠나보내며 무척 마음이 아팠다. 특히 임수혁 선배는 마지막 순간을 지켜봤던 까닭인지 더 기억에 남는다. 운동선수들의 잦은 단명이 안타깝다. 고려대 재학 시절에도 최남수 감독을 떠나보냈는데 아무래도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근원인 것 같다. 내년에는 경기장을 지키는 지도자와 선수들이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투 당신도 지난 3년 동안 적잖은 스트레스에 시달렸을 텐데.

나보다 아내가 더 많이 힘들어했다. 남편이 아파서 뛰지 못하다보니 모든 고통을 함께 감내해야 했다. 지난 3년 동안 집안에 우울한 기운이 돌았던 것 같다.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해주지 못했는데 이렇게나마 미안하고 고맙다는 뜻을 전달하고 싶다.

스투 고마운 사람을 한 명 더 꼽는다면.

내 팬클럽인 ‘필승거인’의 회원들이다. 프로 데뷔부터 모든 경기를 찾아와 응원해줬다. 그 분들을 알게 되면서부터 내가 사랑받는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3년 동안 부상으로 뛰지 못해 그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내 호투를 유일한 낙으로 여기셨던 분들인데 나 때문에 삶의 재미를 한 가지 잃으신 건 아닌지 걱정된다. 그간 받은 성원을 생각해서라도 꼭 재기에 성공하겠다.

스투 포스트시즌 롯데의 경기를 찾지 않았다. 이유가 궁금하다.

후배들을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내 말이 부담으로 전달될 것 같았다. 재기에 실패해 찾아갈 면목도 없었고. 몇 번을 고민했지만 뒤에서 응원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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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TV를 시청하며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롯데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1999년에는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내 손으로 꼭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돼 너무 안타깝다.

스투 롯데 유니폼을 입고 총 103승(72패)을 기록했다. 고려대 시절을 포함해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포수를 한 명 꼽는다면.

(강)민호다. 룸메이트로 함께 지내며 대화를 많이 나눈 까닭인지 가장 호흡이 잘 맞았다. 투수와 포수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다. 민호는 신뢰할 수 있을만한 재능과 성격을 두루 갖춘 포수다.

스투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보나.

물론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스타가 될 줄 알았다. 그 핵심은 공격적인 사인에 있다. 투수들의 마음을 생각보다 잘 꿰뚫어본다. 타석에서도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한 스윙을 고수하는데 경험을 조금 더 쌓는다면 분명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될 것이다.

스투 부산고부터 고려대까지 7년간 배터리로 찰떡궁합을 과시한 진갑용은 어떠한가.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좋은 포수다. 올해 삼성을 통합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

손민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손민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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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프로무대를 밟으며 서로 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 당시 아쉬움이 컸을 것 같은데.

롯데의 지명을 놓고 한 명이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이별이라서 아쉬움이 크진 않았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때 ‘다신 갑용이와 호흡을 맞추지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서로 팀의 주축이 될 거라고 생각해 다시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느껴졌다.

스투 15년 동안의 프로 마운드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타자는 누구였나.

장성호(한화)다. 정말 엄청 두들겨 맞았다. 직구, 스플리터, 슬라이더를 모두 잘 때려냈다. 지금껏 아무리 상대가 내 공을 잘 쳐도 포기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장성호는 예외였다. 집중을 하고 던져도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나중에는 9명이 배치된 타선에서 아예 그가 없다고 여겼다. 투구의 포커스를 철저하게 장성호에게 타점 기회를 주지 않는 쪽에 맞췄다.

스투 장성호에게 직접 불만을 토로한 적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농담으로 “(내가) 졌다. 졌어. 살살 좀 해”라고 했다. 그때마다 성호는 “형의 볼은 왜 너무 때리기 쉽다”라며 웃었고. 그렇게 잘 치던 성호도 최근 내리막을 걷더라. 부상에도 시달리고.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닐 것이다. 이전 타격감만 찾는다면 금방 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나이를 먹어도 타격왕을 거머쥘 수 있을만한 충분한 재능의 소유자이니까.

스투 투수로서 그간 빼어난 수비력을 자랑했다. 비결이 궁금하다.

따로 연습을 하진 않았다. (타자의 방망이를)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이다 보니 늘 타구를 대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투구 뒤 한 번도 다음 수비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후배들에게도 이를 자주 강조하는 편이다. 수비력은 기본 역량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스투 가벼운 질문인데 ‘이 선수보단 내 수비가 낫다’라고 생각되는 내야수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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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질문이니 농담을 섞어 답하겠다(웃음). (이)대호보단 수비범위가 넓을 것 같다. 포구능력은 대호가 더 낫겠지만 옆으로 빠지는 타구만큼은 더 잘 잡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스투 방출을 통보받은 뒤 바로 제주도로 내려가 개인훈련을 했다.

소식을 접한 (최)향남이 형으로부터 함께 훈련을 하자는 전화가 걸려왔다. 공을 받아줄 파트너를 찾던 차라 큰 고민 없이 바로 짐을 챙겨 제주도로 이동했다.

스투 제주도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소화했나.

도로, 산 등에서 러닝을 많이 했다. 몸을 푼 뒤에는 숙소 인근 공원에서 캐치볼을 했고. 향남이 형이 없었다면 아마 재기의 기회는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다. 파트너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 방에서 함께 지내며 정이 많이 들었는데 형에게도 꼭 좋은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스투 제주도로 향하기 전 NC 구단이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훈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전혀 알지 못했다. 개인훈련에 돌입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소식을 접했다. 입단계약을 맺는다면 이것도 하나의 인연이 아닐까 생각된다.

스투 NC 구단의 연고지는 경남 창원이다. 롯데의 연고지인 부산과 거리상으로 무척 가깝다.

내게는 무척 좋은 일이다. 15년 동안 부산, 경남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NC 입단은 이를 절반 이상 보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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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방출 소식이 알려진 뒤 다른 구단의 연락을 받은 적은 없었나.

많은 전화가 걸려왔지만 입단 제의는 아니었다. 모두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2년 가까이 마운드에 서지 않았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스투 NC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는데.

계약에 있어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기사에 ‘백지위임’이라는 단어가 쓰였더라. 입단을 확정지은 상태가 아니라서 약간 당황스러웠다. 구단이 주는 대로 받겠다고 말한 건 사실이다. 다만 전혀 다른 성격의 박찬호와 비교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놓인 처지부터가 다르다. 더구나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재기의 의지이지 돈이 아니다.

스투 재기를 확신하나.

물론이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단 자신감이 있어 도전을 강행했다. 솔직히 이렇게 선수생활을 끝내기가 싫다. 지난 3년 동안 공을 제대로 던져보지 못했다. 이렇게 유니폼을 벗는 건 너무 비참하다. 그간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도 해야 하고. 꼭 다시 일어나 웃겠다.

스투 다시 설 마운드에서 목표가 있다면.

특별한 목표는 없다. 지난 15년을 앞만 보고 달렸다. 나 자신을 위해서였다. 지금부터는 다르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 선배로서 도움도 주고 싶고. 앞으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 후회 없이 던지겠다. 간절하게 바랐던 기회다. 꼭 값진 시간으로 만들어 선수생활을 아름답게 매듭짓겠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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