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구 상륙에 지자체 왜 난색?
경기도 '무조건 외자유치' 역풍 우려 협의중단
서울시도 "국내 가구산업에 영향 파악 후 결정"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한국진출을 공식 선언한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국내 진출에 애로를 겪고 있다.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부지물색을 위한 협의를 벌였지만 '묻지마 해외투자유치'로 인한 역풍을 우려한 지자체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케아 진출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유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조건 받아들이던 일선 지자체의 해외투자유치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한 패턴으로 달라진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케아 그룹 최고경영자 마이클 올슨은 지난해 외신 인터뷰에서 "5∼7년 내 한국에 매장을 내기 위해 활발한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케아는 국내 첫 매장 후보지로 경기도 일대를 확정하고 경기도와 부지물색을 위한 협의를 벌였다.
이케아 매장은 대부분 도심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외곽에 있는데다 통상 5000∼1만평(1만 6500∼3만 3000㎡) 규모여서 이케아측은 서울 인근이 최적합지로 판단했다. 이케아측은 경기도가 신세계첼시 프리미엄 아웃렛 등 복합유통단지 유치에 적극적이어서 투자협약 역시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논의는 성과 없이 종료됐다. 경기도청 투자진흥과 관계자는 "이케아 측과 매장부지를 알아보기 위해 협의했으나 최근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케아측의 투자유치를 제의받은 경기도는 중소업체 위주로 구성된 국내 가구산업에 미칠 영향을 전문가들에게 의뢰했으며, 전문가 대부분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케아의 사업모델이 국내 영세 중소가구사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케아가 주로 다루는 품목은 소비자가 직접 제작하고 장식하는 이른바 DIY(Do-it-yourself) 제품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케아가 기업형수퍼마켓(SSM)처럼 사회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제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최근 매장 후보지를 서울로 변경, 서울시 구청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서울시 한 구청 관계자는 "최근 이케아 본사로부터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와 주택단지 등 몇 곳을 추린 후 경제효과를 분석하고 있다"며 "이케아가 서울시청을 통해 다른 구와 함께 부지를 물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업체 위주로 구성된 국내 가구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지 전문가를 통해 면밀히 검토한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케아 매장이 없는 거의 유일한 아시아 국가다. '깔끔한' 디자인으로 도시 중산층에게 인기가 높은 이케아는 중국에 8개, 일본 5개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만 총 28개 매장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290억달러, 유럽을 중심으로 300여개 매장에서 연간 방문객만 5억8000만명에 달한다.
국내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한국 진출은 시기나 방법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다만 지자체들의 해외투자유치 패턴이 '묻지마식'에서 벗어나 국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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