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삼성운용 상무···"수익성 떨어진 ETF 자진 상폐"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1 글로벌 ETF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배 상무는 "ETF는 저렴한 수수료와 선점 효과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시장"이라며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을 봐도 강자가 독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ETF 시장에서는 14개 운용사가 107개 종목을 상장해 있다. 상품수로 따지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다. 특히 일반 ETF 보다 위험성이 높은 인버스ETF와 레버리지ETF의 경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상장됐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부인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올해는 코스피200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상품이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주가지수 방향성 베팅에 투자하는 투기 성향의 인버스·레버리지 ETF가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달 레버리지와 인버스 등 파생형 ETF의 거래대금 비중은 ETF시장 전체의 83%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일부 종목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
급기야 지난 2009년 국내 처음으로 금 ETF를 출시했던 현대인베스트운용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투입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배 상무는 "국내 ETF 종목수가 아시아 최대이지만 종목의 개수보다 다양성이 훨씬 중요하다"며 "ETF의 글로벌 도약을 위해서는 원화시장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역외펀드 투자제한과 재간접 펀드 투자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ETF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 ETF에 대한 세제 지원과 연기금 투자 확대 방안 등 제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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