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Mr.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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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아이돌 전성시대다. 숭배해야 할 대상 다시 말해 우상(偶像)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아이돌(Idol)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10대 소년, 소녀들의 혼을 쏙 빼놓는 청춘 스타들을 대신하는 말로 변한 지 오래다.(사실 정확한 발음은 '아이돌'이 아닌 '아이들'이다) 인터넷이 득세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누구나 아이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사한 얼굴과 조각 같은 몸이 디폴트다. 노래와 춤, 연기에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의 여러 '개인기'들까지 모든 것들을 다 갖춰야 비로소 성공적인 아이돌로서의 삶을 살 수 있다. 그 유효 기간의 길고 짧음은 대중의 트렌드에 그들이 얼마나 영합할 수 있을 지 여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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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살자'(2007)를 연출한 라희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Mr. 아이돌'(이하 미스터 아이돌)은 선택 받은 누군가가 아닌, 누구나 벼락 스타가 될 수 있는 한국 연예계의 현재를 그린다. 영화는 과거 잘 나가던 아이돌 그룹 '미스터 칠드런'이 3년 만에 재결성되어 온갖 좌절과 실패, 상처와 아픔을 딛고 대중에게 다시 다가선다는 설정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득세하는 요즘의 트렌드를 반영한듯 '미스터 아이돌'은 성공 스토리 장르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른다. 거기에 판이한 성격과 성장 배경, 전사(前事)를 가진 네 아이돌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안기려 한다. 기타 줄을 식칼로 끊는 무시무시한 아버지를 가진 리더 유진(지현우 분), 아이를 둔 가장 현이(장서원 분)과 입양아 출신 리키(김랜디 분)와 2PM 출신의 재범이 연기하는 지오 등 '미스터 칠드런'의 네 상처받은 영혼들이 꿈에 다가가는 과정들은 실로 유쾌하다.


물론 '미스터 아이돌'이 한국 연예계의 문제점을 건드리기는 한다. 불공정한 노예 계약이나 몰래 카메라, 불법 로비 등 여전히 '진행 중'인 병폐들이 여럿 극 중에서 묘사되지만, 다분히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극 중 설정들이 내러티브 전개에 있어 자연스러운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 그저 보여주기 위한 '짜맞추기' 정도로 보인다는 말. 또한 생생하고 아름다운 네 명의 '미스터 칠드런' 아이돌을 제외하면 다른 캐릭터들은 모두 무 자르듯 선과 악 쪽으로 나눌 수 있는 단선적인 캐릭터다. 이처럼 '미스터 아이돌'의 흠을 잡으려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런데도, 영화가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그것이 바로 아이돌의 '마력' 인지도 모르겠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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