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봇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 글을 특정 시간에 랜덤하게 트윗하거나 계정 관리자가 직접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전자의 경우 계정 주소와 트윗할 내용만 입력해두면 손쉽게 봇을 운영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지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상호대화 없이 로봇처럼 '혼자말'을 하는 데다가 동일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에 기반하고 있어 '봇'으로 불린다.
몇가지 트위터봇을 살펴보자. 홍상수봇(@hongsangsu_bot)은 영화감독 홍상수 영화의 명대사를 랜덤하게 트윗한다. "얼굴이 참 좋은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얼굴이 좀 크죠? 잘라내야 하는데..." 팔로어들이 멘션을 보내면 이미 저장돼있는 멘션이 역시 랜덤으로 날아간다. 멘션과 답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다.
봇은 트위터에서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시봇(@poeme_bot)과 소설봇(@fictions_bot)은 운영자가 고른 명시와 소설의 구절을 트윗해준다. 타임라인에서 잠시 좋은 문학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이밖에도 김수영, 이상, 이육사, 백석 등 어지간한 유명시인의 봇이 운영되고 있어 좋아하는 시인의 시를 쉽게 볼 수 있다. 발터 벤야민, 마르크스 등 석학의 지식이 인용되기도 하고 과학지식을 전달하는 과학봇 등도 인기다. 한 때 '철학만화'로 불렸던 보노보노의 명대사를 차근히 올려주는 보노보노봇도 명물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이용자마다 여러 봇을 팔로우하며 수천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봇 계정도 여러개다. 원하는 지식이나 유머, 정보를 편하게 접할 수 있고 특히 트위터 입문자의 경우 '누구를 팔로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괜찮은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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