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정부가 정해준 가격이 너무 싸다며 일선 병원들이 내시경을 이용한 조기(早期) 위암 수술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치료비 중 일부를 차지하는 재료값 인상 수준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6일 "9만원대로 정한 '절제용 칼'의 원가를 다시 산정해 현실에 맞게 (복지부장관) 직권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들이 큰 불만을 품고 있는 수술 가능 암 종류 및 수술비(행위료) 조정 문제는 객관적 자료가 제출돼야 검토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이어서,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절제술(ESD)을 둘러싼 혼란은 단시간내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논란은 복지부가 9월 1일자로 ESD를 비급여에서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바꾸며 불거졌다.

복지부는 애초 병원들이 개당 40만원 수준을 받던 절제용 칼의 정부 고시가격을 9만원으로 정했다. 판매사들은 즉각 병원 공급을 중단했고, 이를 이유로 의료진은 수술을 할 수 없게 됐다고 ESD 예약 환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스란 보험급여과장은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올림푸스社가 원가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해당 업체가 8일까지 자료를 제출해 조정신청을 하겠다고 한 만큼 국공립병원의 공급가격 등까지 살펴 합리적으로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절제용 칼 가격이 현실화 된다 해도 수술이 다시 시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까지 의료진은 조기 위암이라면 암 크기와 상관없이 ESD 수술을 해왔다. 위암뿐 아니라 조기 식도, 대장암에도 수술을 적용했다. 기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인기를 끈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9월 1일자로 ESD 수술 대상과 가격 등을 공식화 해 제도권으로 끌어오며 임상현실에 비해 엄격한 기준을 정했다.


2cm 이하의 위선종 및 조기 위암으로 수술 적용 대상(적응증)을 한정하고, 병원 임의로 책정하던 수술비(병원에 따라 250∼300만원)는 21만원(행위료)으로, 40만원 수준의 절제용칼은 9만원대로 공식 가격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학회 및 의료계 단체 등과 협의했으나, 당시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등에서 문제를 삼지 않아 정부안으로 결정됐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가격 역시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받아 정한 만큼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이스란 과장은 덧붙였다.


하지만 급여 전환 이후라도 의료계로부터 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불만과 환자 불편이 초래된 만큼, "학회의 조정신청,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후 행위전문평가위원회를 열어 (적응증 및 수가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이 과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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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SD의 급여전환 이전 가능했으나 고시 이후 불가능해진 수술 대상은 2cm를 초과하는 조기 위암과 2cm를 초과하는 조기 식도, 대장암이다.


정부는 ESD가 이런 환자에게도 확실한 치료효과를 가진다는 근거를 제시하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학회가 객관적 자료를 제대로 마련해 제출할 수 있을지가 이번 논란 해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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