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한국전력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 14명이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을 적정하게 올리지 못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한전이 발전소나 송전선로 관련해서 송사에 휘말린 적은 많았으나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는 50년 역사상 처음이다.


한전에 따르면 한전 소액주주 14명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전 김쌍수 사장이 전기요금을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인상해 회사에 총 2조조856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김 사장의 행위는 회사의 손해를 방치한 임무해태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한전 주식을 수천에서 수백주 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주장한 2조9569억원의 배상금액은 2009∼2011년 1분기까지 한전의 영업손실을 합한 금액이다. 한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물가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전기요금 동결을 결정하면서 적자를 냈고 2008년에 2조9525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고 2009년(5678억원), 2010년(1조7875억원), 2011년 1분기(5007억원), 2분기(80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부는 2009년 6월 3.9%, 2010년 8월 3.5%, 2011년 8월 4.9% 등 최근 3년간 세 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으나 여전히 원가를 밑돌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전기요금 원가보상률(총수입/총원가)은 2008년 77.7%, 2009년 91.5%, 2010년 90.2%에 불과했으며, 올해에도 90.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주주들은 2008년의 경우는 금융위기에 환율,유가 등의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러 2008년의 손실은 불가피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2008년 손실분은 배상금액에서 제외했다. 한전은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2007년 보통주 기준 주당 750원을 배당한 이후 2008∼2010년 3년간 배당을 하지 못했다.


한전 주가는 2010년 1월 4만2250원까지 올랐으나 18일 종가기준 2만1000원으로 반토막났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은 -218.75배, 주당순이익(EPS, 당기순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은 -96원으로 각각 동일업종(94.39배, -3.07%)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전측은 이번 소송사태에 대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나 내부에서는 "전기요금은 정부가 결정하는 사안인데 한전이 소송을 당한 것은 억울하다" "김쌍수 사장이 그간 수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해온 상황에서 안타깝다" 등 다양한 반응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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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한전 적자의 책임소지를 이번에 분명히해야 한다" 는 등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도시가스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요금 동결 조치로 인해 현재까지 4조원의 미수금을 떠안고 있지만 2007년(1400원), 2008년(1170원), 2009년(770원), 2010년(620원) 등 매년 배당을 했다. 요금동결에 따른 손실을 한전은 영업비용으로 처리하지만 가스공사는 미래에 회수하는 미수금계정으로 처리해 사실상 적자를 냈어도 영업흑자를 기록해 배당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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