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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밥상마저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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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삼겹살과 상추 등을 사러 지난달 29일 집 근처 마트를 찾은 주부 조모씨(56)는 상추 봉지에 붙은 가격표를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달 초 1200원 가량이던 적상추 100g의 가격이 무려 39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이 산 국내산 삼겹살 가격(100g당 3500원)보다 더 비쌌다.

전국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든 기록적인 폭우가 밥상마저 뒤흔들고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로 농산물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신선한 채소들마저 습한 기후탓에 유통 과정에서 파손돼 각종 농산물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가격 변동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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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여름철 대표적 쌈채소인 상추의 경우, 지난 7월 1일 100g당 589원에서 같은 달 25일에는 300%가 넘는 1856원까지 치솟았다가 1일 현재 1673원으로 약간 내린 상태다.

이날 찾아간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서울시농수산물공사(이하 가락시장) 채소 중도매인인 송모씨(55)는 "10일전에는 적상추 4kg 한 박스가 11만원에 육박했다"며 "말 그대로 금(金)추"라고 전했다. 가락시장에서는 충북 음성 등 주요 수박 산지의 하우스들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출하량이 줄면서 수박(상품) 1통이 전월대비 5천원이 오른 2만2000천원에 거래됐다. 한 달 사이에 29% 가량 급등한 것이다.

배추 역시 3개짜리 한 묶음(상품)이 1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고랭지 배추 한 포기는 지난달 18일 2287원에서 출발해 1일 3723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2년째 배추도매업을 해 온 홍모씨(43)는 "고랭지 배추재배지는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일단 비를 맞은 잎채소는 유통과정에서 파손이 많이 일어나 로스(버리는 부분)가 많다"며 "경매가가 낮더라도 팔 수 있는 물량이 적어지면 배추가격은 일정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치의 부재료이자 탕국과 나물의 재료가 되는 무의 경우에는 중품 1개 기준 8월 1일 현재 2221원으로 전월(1032원)에 비해 200%이상 몸값이 뛰었다. 시금치도 동기간 1kg 기준 3560원에서 8216원으로 230%가량 폭등했다.

가락시장 도매상들은 집중호우의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을 두고 나타나며 비 피해를 입은 산지에서 출하량이 달려 당분간 농산물의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가락시장을 찾은 주부 전혜진(42)씨는 "제일 저렴하다는 이곳조차 채소. 과일 가격이 30%씩은 올랐다"며 "앞으로 다가올 추석 제사상을 구색을 맞춰 차릴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소비자물가의 급등과 맥이 닿는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치솟았다. 2년9개월만의 최고치다. '가락시장 금(金)추'같은 채소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신선채소류의 가격은 이번 비 때문에 한 달 전보다 많게는 수 백 퍼센트씩 가격이 올라 1985년에 채소류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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