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식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IFRS가 전면 도입되면서 국가신인도와 회계정보의 투명성이 제고돼 우리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IFRS가 전면 도입되면서 총 1770개의 상장사와 총 202개의 비상장금융사가 지난 1/4분기부터 연결재무제표를 표시해 공시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과 일본은 아직 IFRS도입을 유보한 상태다. 미국은 오는 2015년 또는 2016년에 최초 적용할 계획이며 일본은 당초 오는 2015년부터 의무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논의했지만 대지진의 여파로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7년으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미루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 너무 빨리 IFRS를 도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임 원장은 “미국과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국가간 평가는 최하위권이라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한발 앞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제회계기준 적용이 평탄대로만은 아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미국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간의 금융리스 등 몇가지 분야에 대한 의견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IFRS의 골격자체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양자 간의 합의가 된다고 해도 어렵게 도입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이 향후에 변경돼 실무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임 원장은 “IASB와 FASB 간 서로 의견 조율을 통해 상호 합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결국 IFRS가 세계 단일 기준으로 나가고 그 방향이 회계기준의 복잡성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우리 기업이나 정보이용자들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IFRS를 제대로만 운영한다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받기 때문에 정보 이용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며 “경영자가 기업이 처한 경제현실을 잘 판단해 실질을 제대로 보고 주석에 자세히 기술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FRS 시대에는 이처럼 기업들의 회계 처리 재량권이 확대돼 회계 분식이나 정보이용자들에 대한 눈속임이 늘 수 있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예컨대 빌딩, 토지 등 보유 유형자산이 많은 기업이 IFRS를 최초적용하면서 단순히 유형자산을 공정가치(시세)로 평가한 결과로 자산총계가 급증하는 회계착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영업이익 산정방법, 종속기업의 범위. 지분법 평가손익, 감가상각기간 등이 달라져 과거기간과의 비교나 다른 기입과의 비교가 어려워 정보 이용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결재무제표에서 비지배지분이익이 큰 기업은 ‘착시현상’을 겪으며 밸류에이션 산정에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임 원장은 “회계법인이 강제조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의 오너가 작심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른다면 사실 감사인이 제대로 발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경영진이 IFRS의 원칙대로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판단했음을 주석에 충분히 공시하도록 하고, 외부감사인과 감리감독 및 시장감시에 의한 견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자등 정보이용자들이 기업간 경영진 판단결과를 비교하고 평가하는 데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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