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장관은 곡물ㆍ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등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도 세계화에 따른 전 세계적 추세이며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양극화ㆍ일자리ㆍ물가 문제에 이렇게 선을 긋고 나섰으니 당혹스럽다. 경제 현안을 정부가 해결해 주리라 기대하기보다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현상이자 세계적 추세로 받아들이는 게 '지성적 태도'라는 말로 들린다.
문제는 국민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환경과 지성을 앞세우는 태도다. 높은 대외의존도를 인정하더라도 지금의 심각한 물가 불안은 여러 차례의 정책대응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전ㆍ월세는 왜 28개월째 오르며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나. 배추ㆍ돼기고기 값은 왜 폭등했나. 대학 등록금은 왜 그렇게 비싸졌나. 공기업의 경영은 효율적인가. 금리인상 시점은 적절했나. 물가 안정과 내수 회복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겠다는 박재완 경제팀의 다짐은 그냥 해보는 말인가.
환율도 그렇다. 최 장관의 지론이라는 고환율은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물가에는 부정적이다. 물가 앙등과 양극화의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 장관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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