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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물가상승, 정책실패 때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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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을 정부의 정책실패로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은 지성적이지 못한 태도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어제 외부 강연에서 한 말이다. 물가가 뛴다고 해서 정부의 잘못으로 몰아세우지 말라는 얘기다. 치솟는 물가에도 입을 다물라니, 고통 받는 서민의 가슴에 또 한번 못 박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최 장관은 곡물ㆍ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등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도 세계화에 따른 전 세계적 추세이며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 양극화ㆍ일자리ㆍ물가 문제에 이렇게 선을 긋고 나섰으니 당혹스럽다. 경제 현안을 정부가 해결해 주리라 기대하기보다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현상이자 세계적 추세로 받아들이는 게 '지성적 태도'라는 말로 들린다.
이 땅에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고, 곡물 자급도가 낮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는 세계적 현상이다. 그러니 한계를 인정하고 손을 놓자는 얘기인가. 최 장관이 정유사에 '성의 표시'를 강요하며 무리한 것도 그런 한계 때문인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최 장관도 해외자원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는 국민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환경과 지성을 앞세우는 태도다. 높은 대외의존도를 인정하더라도 지금의 심각한 물가 불안은 여러 차례의 정책대응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전ㆍ월세는 왜 28개월째 오르며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나. 배추ㆍ돼기고기 값은 왜 폭등했나. 대학 등록금은 왜 그렇게 비싸졌나. 공기업의 경영은 효율적인가. 금리인상 시점은 적절했나. 물가 안정과 내수 회복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겠다는 박재완 경제팀의 다짐은 그냥 해보는 말인가.

환율도 그렇다. 최 장관의 지론이라는 고환율은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물가에는 부정적이다. 물가 앙등과 양극화의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 장관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장관들은 국민을 바라보며 일하라"고 주문했다. 물가 정책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우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일하는 장관의 자세가 아니다. 국민의 마음을 읽는 사려 깊은 장관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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