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공수민 기자]글로벌 주식시장 기업공개(IPO) 분위기가 각양각색이다.


◆미국, 해외 시장 상장 열풍=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해외 주식시장 상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제조업체 레바 메디컬(Reva Medical)은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계획했지만 의료기기 분야가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호주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레바 메디컬의 로버트 스톡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는 우리 같이 자금 조달이 절박한 기업들이 많은데, 미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보다는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증시 상장에 성공한 미국 기업 10곳 중 1곳은 해외 시장에 상장했다. 호주 뿐 아니라 독일, 대만, 한국, 캐나다 등에 미국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1991~1999년 사이에는 2개의 미국 기업만 해외 시장 상장을 결정했지만 2000~2009년에는 그 수가 75개로 늘었다. 지난해 해외 주식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 수는 10개나 된다.


반면 본토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 수는 1997년 말 8800개로 꼭지를 찍은 후 2009년 5100개 수준으로 40% 가량 줄었다. 지난해 119개 미국 기업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중국, IPO 불패신화 무너지나=중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주식시장 IPO만 하면 자금 조달은 문제 없다는 얘기가 옛 말이 돼 버렸다.


중국 주식시장 열기가 한 풀 꺾이면서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미 상장한 기업은 주가 하락으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자동차 납품용 난방장치를 만드는 중국 기업 난닝빠링(南寧八菱)은 8일 선전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당초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주식 1890만주를 발행해 약 3억위안(약 501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중국 기업들이 IPO 마무리 단계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못 얻어내 상장 계획을 철회한 것은 IPO가 자금조달의 불패신화로 인식됐던 중국 주식시장에서 이례적인 경우다.


FT는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데뷔 첫날 주가 급락을 겪으면서 상장기업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고, 이것은 자금 조달의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IPO에 대한 투자자 인식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중국 주식시장에서 5000만달러 이상 규모의 IPO를 실시한 중국 기업 126개 가운데 54개 기업이 주가 급락을 겪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으로 진출한 중국 기업들도 주가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금융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붉은 자본주의(Red Capitalism)'라는 책을 쓴 프레이저 호위 중국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은 예고됐던 일"이라며 "IPO 효과가 최근 1년간 시들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기업들의 IPO 참여 의지도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IPO 시장은 투심 회복=지난 3월 대지진 충격이 서서히 진정되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일본의 기업공개(IPO) 시장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두 달 반 만에 첫 IPO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철금속 가공업체 구로타니는 9일 도쿄증권거래소 2부에서 IPO를 실시한다. 오는 29일에는 온도센서 제조업체 세미텍이 자스닥증권거래소에서 IPO를 단행한다. 세미텍은 지난 4월 IPO에 나서려고 했으나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계획을 연기했다. 이 외에도 이달 4건의 IPO가 예정돼있다.


지난 3월 대지진 충격에 기관투자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기업들은 4월로 예정된 IPO 계획을 취소했지만 최근 미뤘던 IPO가 재추진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D

새로운 IPO 계획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 스카이마크항공은 주식발행을 통해 182억엔을 조달할 계획을 밝혔으며, 스미토모 경금속공업은 IPO로 109억엔을 확충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대지진으로 IPO 계획을 보류했던 많은 기업들이 피해복구를 위해 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면서 올해 IPO 규모가 지난해보다 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공수민 기자 hyun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