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여성인력 비중 2005년 38.5% 이후 내리막길..30%선 위협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여성인력' 사랑이 각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모습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간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여성인력 비중은 지난 2005년 말 38.5%로 최고점을 찍은 후 2006년 37.9%로 떨어진 후 이후 매년 하락세를 지속하며 올 3월말까지 7.0%p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총 임직원수가 2005년 말 8만594명에서 올 3월말 10만973명으로 25% 증가했음에도 여성임직원수는 3만1040명에서 올 3월말 3만1834명으로 2.6% 확대되는데 그쳤다.
이는 경쟁사인 LG전자 국내 근무 인력 중 여성비중이 지난 2007년말 15.6%에서 매년 소폭씩 늘어나 올 3월말 16.5%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이와 관련, 여성근무자 비율이 높은 삼성전자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이 활발히 전개되며 국내에서 여성인력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생산기지 해외이전과 여성인력 감소와는 무관하며 오히려 연구개발(R&D)와 마케팅 부문의 여성인력 증가율은 남성의 2배를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첫 직장으로 삼는 고졸 여직원들의 경우 초기 이직률과 결혼 후 퇴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전반적으로 여성인력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수년간 R&D와 마케팅 관련부서의 경우 대졸 여성 고용증가율은 총 인력 증가율의 평균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절대수요가 많은 생산직에서의 여성비중 축소규모가 대졸 여성인력 채용증가규모를 앞서며 전체 여성인력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대졸 신입채용 중 여성인력 비중은 지난 2008년 18%에서 작년에는 22%로 높아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해외인력 비중이 올해 50%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이 중 상당수가 현지 생산직 근로자로 채워지고 있다"며 "제조업 특성상 국내에서는 대졸 이상 여성고급인력 채용이 대세를 이루고 생산직에서는 해외에서는 여성고용이 증가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성차별 없는 채용은 삼성의 주요 인사정책이고 그룹전체로 볼 때도 대졸 공채 여성 비중이 26%에 달했다"며 "단순히 인력 숫자만으로 여성인력 활용도를 따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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