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분기 실적 '굿'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시중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이자이익 증가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완화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사 부도 리스크 등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불거지면서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지방은행들이 잇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전북은행 등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날 오후 3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 4일에는 신한은행과 외국계 은행들이 실적을 줄줄이 발표한다.
27일 오후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567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4970억원) 대비 14.1%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소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려 수익자산이 크게 증가했고 최근 경기회복세에 따라 대손 비용이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액 19조3000억원 가운데 기업은행은 91%에 이르는 17조6000억원을 담당했다. 가계대출도 4000억원 증가한 2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총 연체율은 0.80%(기업 0.89%, 가계 0.43%)로 지난해 말 대비 0.13%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이는 전년 동기 상승폭인 0.27%포인트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여서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1분기(4018억원) 대비 32.8% 감소한 2701억원에 머물렀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은 수준"이라며 "어닝서프라이즈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4056억원을 시현했다. 하나은행이 분기 기준으로 순이익이 4000억원을 넘긴 것은 200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영업력 회복에 따라 영업자산이 확대되고 이자이익 및 수수료 이익의 견조한 유지와 함께 대손비용이 대폭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건전성을 살펴보면 위험업종에 대한 보수적인 익스포져 관리와 적극적인 연체관리로 3월말기준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57%, 연체율은 0.60%로 은행권중 낮은 수준의 양호한 건전성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에 1분기 실적이 발표하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6000억원, 5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 은행권 전체의 인건비 규모가 줄어든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금리상승으로 예대마진이 크게 늘고 대손충당금 적립부담 완화 등 당분간 훈풍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과 대기업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등으로 건설사의 추가 도산이 우려되는 바, 2분기 이후 실적 호조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건설업계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와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충당금 적립액은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웃도는 등 기업의 대출 규제 강화로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대한 가계부채 확대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어 이 역시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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