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돈의 본성/ 제프리 잉햄 지음 /홍기빈 옮김 /삼천리/2만3000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현대의 케인즈주의와 통화주의자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화폐의 기원과 본질에 대한 통념을 전면적으로 반박한다. 현대 화폐이론은 원시부족들끼리 물물교환을 하다 보니 물건들 사이에 '일반 균형'이 생겨나 각각의 사물에 정당한 가치가 부여됐고, 화폐는 물물교환에 따르는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태어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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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햄 교수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첫째로, 전 세계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 전 지구상의 소비자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합당한 가격에 대해 합의를 본다는 '일반 균형'은 상식에 비춰봐도 픽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반 균형으로 교도소 내에서 담배가 화폐 대용으로 기능한 사례, 즉 일반 균형을 통해 화폐가 등장한 경우 역시 구성원간의 변동이 없고 외부와 교류가 없는 폐쇄적 공동체에서만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이유 때문에 화폐는 필요하지 않다고 잉햄 교수는 말한다. 만약 모든 물건들 사이의 가격을 구매자들이 합의를 통해 다 알고 있다면 굳이 불편하게 동전과 지폐를 가지고 구매할 필요가 있냐는 뜻이다.


잉햄 교수는 이같은 반론을 전개하면서 화폐의 본질을 규명하려 한 수천년간의 학문적 노력이 화폐의 본질과 기원을 경제적 영역 내에서만 찾으려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그는 게오르크 크나프, 게오르크 짐멜, 막스 베버로 대표되는 화폐의 '사회학적 연구'를 불러내 사회적 관계 속에서 화폐의 본질을 찾아내려 한다. 옮긴이 홍기빈 박사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후 두 번째로 펴내는 번역서인 이 책을 두고 "100년만에 나온 역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BOOK] 돈의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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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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