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8일 리모델링을 마친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 한센인들을 돌보고 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8일 리모델링을 마친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 한센인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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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봄향기 물씬 풍기는 소록도가 지난 8일 외부 손님들로 오랫만에 북적였다. 587명 한센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국립소록도병원(원장 박형철)이 현대식 병원으로 탈바꿈 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리모델링 준공식에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름다운 자연과 가슴 아픈 역사가 함께 하는 이곳에서 한센인들이 더욱 훌륭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이 24년 만에 새롭게 단장했다. 1916년 소록도자혜의원으로 시작해 소록도갱생원, 국립나병원 등의 이름을 거쳤다. 1982년 국립소록도병원으로 바뀐 후 1987년 지금의 본관이 지어졌다.


본관 외형은 보존 가치가 있어 놔두고 내부 시설만 리모델링 했다. 로비와 사무공간이 들어선 본관 앞 3층 건물은 문화예술공연이 가능하도록 널찍하게 꾸몄고, 유리벽과 나무 계단 등은 채광에 신경을 썼다. '병원병사 및 치료본관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총 77억원을 들였다. 효율적 공간배치와 현대화된 시설을 갖추는 데 역점을 뒀다.

행사 후 병원을 둘러보는 진 장관에게 입원 중인 한센인들은 "의료진들이 너무 고생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진 장관은 "의사 1명과 간호사 8명을 더 보내기로 했으니 마음 놓고 잘 치료 받으세요"라고 답했다.


리모델링을 마친 국립소록도병원 본관

리모델링을 마친 국립소록도병원 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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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록도에는 한센인 587명이 거주하고 있다. 평균 나이는 73세. 대부분 한센병 자체보다는 합병증이나 고령화에 따른 치매,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겪고 있다. 실제 '한센병 환자'인 균 양성자는 12명에 불과하다.


알려진 낡은 이미지와는 달리 소록도의 현재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소록도는 전남 고흥군 녹동항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는데, 2009년 소록대교가 생긴 후 차량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벚꽃과 동백꽃 등이 화사하게 핀 지난 8일에도 공원 잔디밭에 앉아 간식을 먹는 사람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방문객들은 주로 국립소록도병원 앞 중앙공원을 찾는다. 갖가지 희귀한 정원수와 수석들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이곳을 관리하던 일본인들이 한센인들을 강제 동원해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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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건물과 장소에는 어김없이 추모비와 봉사자들을 위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감금시설이나 사망한 한센인을 해부하던 방 등에는 그들의 울분과 설움이 담긴 시구절들이 눈에 띈다. 한 곳 한 곳이 문화재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대부분 고령인 한센인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병원의 중장기 비전을 새로 짜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소록도에 남아 있는 한센역사자료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소록도=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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