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시간’ 다 날린 염홍철, 도시철도 ‘도돌이표’
2호선 건설 계획, 1년 전 박성효 전 시장 계획했던 ‘도심 순환형’ 경전철로 회귀...“한 치 앞도 못 봐”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계획과 관련, 대전시가 돈과 시간만 축내고 있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다. 이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1년 전 박성효 전 시장이 계획했던 것을 뒤집었다가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염홍철 대전시장은 요즘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도심순환형으로 결정하고 차종으로 자기부상열차를 검토 중이다. 안전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걸림돌이긴 하나 국내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러나 염 시장의 계획은 1년 전 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것을 뒤집었다가 제자리로 돌린 것이어서 돈과 시간만 축냈다는 비난이 자자하다.
염 시장은 대전 판암역에서 관평역까지 잇는 1호선 노선과 이를 X축으로 연결하는 진잠에서 신탄진에 이르는 노선을 2호선으로 검토했다.
이 계획은 정부가 ‘충청권 철도망 구축사업’으로 계룡시에서 가수원, 서대전역, 신탄진을 잇는 전철을 놓을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정했던 2호선과 같은 노선이 돼 2호선은 자연스레 순환형으로 바뀌게 됐다.
◆염 시장, 도시철도 X축 버리고 ‘도심순환형’으로 바꿔=염 시장은 지난 6일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 기자브리핑 때 “충청권 철도망구축사업으로 대덕구와 동구, 중구 등 원도심지역에 6~7개 역사를 지어 역세권 개발효과는 물론 지역균형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2호선은 진잠~서대전4가~중리·오정을 거쳐 정부청사나 유성을 잇는 노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시장은 또 “자기부상열차는 국책사업이므로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100% 지하화나 100% 지상화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일부 구간은 지상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그가 줄곧 주장하던 100% 지하화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정부 정책으로 염 시장의 도시철도 2호선 X축 계획이 순환형으로 바뀌었지만 이는 1년 전 박 시장 때 계획했던 것이어서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염 시장으로선 할 말이 없게 됐다.
◆1년 전 박 전 시장이 추진하던 순환형 경전철로 ‘도돌이표’=박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도시철도 및 종합교통망’ 관련 기자회견 때 “5가지 도시철도 2호선 노선안을 놓고 검토한 결과 순환형과 방사형 2개안으로 압축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기존 1호선과 광역철도구축기본계획 등을 연계해 대전도심의 모든 구간을 아우를 수 있는 순환형이 타당성 있는 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광역철도구축기본계획까지 감안, 도심지상순환형 경전철로 간다는 계획이었다.
동서축을 통과하는 도시철도 1호선과 남북축을 오가는 국철을 도심 내 간선축철도망으로 만든 뒤 여기에 2호선과 도시내·외 보조간선망인 BRT(광역교통망)를 연계해 순환형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노선은 진잠역을 떠나 도마역~서대전네거리역~대동역~중리역~정부청사역~유성온천역에 이어 서남부개발지역을 거쳐 진잠역으로 이어지는 전체길이 36.7㎞로 계획됐다.
염 시장은 지난해 ‘6.2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박 시장의 이런 도심순환형노선에 반대하며 “신탄진과 진잠지역을 노선에 꼭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종을 자기부상열차로 ‘적극 검토’로 나갔을 뿐 나아진 것 없어=차종도 마찬가지다. 염 시장은 “단순히 경제논리에서 출발, ‘사업비가 적게 드는 기종을 선택하라’고 하는 건 근시안적 사고”라며 “중전철이 경전철보다 예산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나 안정성, 도시미관, 수송분담능력 등 여러 면에서 경전철보다 앞선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염 시장은 건설비가 많이 들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달 다시 경전철로 기종을 바꿨다. 노선도 박 전 시장이 주장했던 노선과 같다.
차종만 ‘노면전차나 자기부상열차, 모노레일 등 경전철 위주의 모든 수송수단을 놓고 검토한다’는 박 전 시장 계획안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6일 논평에서 “광역철도망 계획은 지난 민선시장 4기 때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최근 최종 확정·발표되기 전 관련계획에 대해 여러 번 보고가 되는 등 사실관계를 대전시가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도시철도 2호선 정책결정을 하는데 시의 태도가 갈팡질팡했던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단체장이 선거 때 내건 공약 때문에 생긴 혼란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시민연대는 또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도시철도 2호선 계획에 이를 반영할 수 없었다’고 해명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로 5억원이 넘는 용역비를 들여 검토한 도시철도 2호선 도입용역에 최소한의 가능성은 모두 검토 대상이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지난 해 1월 ‘대전도시철도 기본계획 변경 및 타당성 검토용역’으로 6억1000만원을 썼다.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결국 염 시장 당선 뒤 X축 건설을 위한 도시철도 2호선 용역 등으로 예산과 시간을 허비한 뒤 모든 도시철도계획이 1년 전의 원점으로 돌아온 꼴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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