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신고가 또 다시 접수됐다. 사실상 종료된 구제역과 달리 AI는 아직도 진행형인 셈이다. 오는 9일이면 AI가 발생한 지 벌써 100일째다.


피해 규모도 엄청나다. 100일 동안 고병원성 AI는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 24개 시.군으로 퍼져 630만 마리의 닭.오리가 매몰됐다. 그동안 구제역에 집중하다 보니 AI 방역엔 소홀했던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6일 경북 영천시 오수동의 산란계 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와 방역 당국이 정밀검사를 진행중이다. 지난달 25일 마지막 의심신고가 접수된지 열흘만에 또 다시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것.


지난해 12월 31일 충남 천안의 오리농장과 전북 익산의 종계농장에서 첫 확인된 AI는 이날 현재 경기·충남·전남·전북·경북·경남 등 6개 시·도, 24시·군으로 확산됐다.

지금까지 매몰된 닭·오리 등 가금류 숫자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627만 마리를 넘어섰다.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해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지난 2003년때도 이 보다 적은 528만마리의 가금류가 매몰 처리됐을 뿐이다. 이후 2006년 겨울과 2008년 봄에도 잇따라 발생해 280만마리와 1002만마리를 각각 땅에 묻었다.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발생 건수는 벌써 51건에 이른다. 역대 최다 건수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안겼던 지난 2008년에도 발생 건수는 33건에 불과했다. 고병원성 AI가 첫 발생한 지난 2003년에는 19건, 그 다음인 2006년에는 단 7건 만이 양성으로 판명났었다.


특히 이번 AI 바이러스로 전남 나주와 영암, 두 지역에서는 140여농가 닭·오리 300만 마리가 집중 살처분됐다. 이 지역 농가들이 패닉상태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또한 AI가 오리농장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리는 닭이나 다른 가금류에 비해 질병에 강한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AI 양성으로 판정된 농가 51건 중 65%인 33곳이 오리농장으로 확인됐다. 그 만큼 강한 바이리스 전파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가운데 AI는 최근 한달 동안 총 4건의 의심 신고만 접수되며 어느 정도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방역 당국도 당혹해 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바이러스)확산세는 확실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끝날 듯 하면서도 끝나지 않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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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에 밀려 AI에 대한 방역 체계가 상대적으로 허술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제역과 AI가 같이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방역 인력은 한정돼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AI 방역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부처 내 하나로 통합돼 있는 동물방역 조직을 소·돼지 등 큰 가축과 닭·오리 등 작은 가축을 관리하는 2개 조직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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