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투자패턴 '안정'으로 돌아온다
부담과 상승 기대감이 뒤섞인 묘한 시장..그들의 투자法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형태가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랩 시장에 쏠리던 관심이 주춤하고 안정성이 담보된 상품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근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담당 임원은 주식형 펀드 새 상품을 기획해 시중 은행에 판매를 제안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지수 부담이 커 고객들에게 판매가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최근 판매 제안서를 들고 가면 주식형은 안 팔린다며 단칼에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난달 조정 장세에서는 목표전환형펀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흐름도 꺾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부담과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조정장을 거치면서 위축된 투자 심리가 시장 회복기 진입과 동시에 만난 지수부담과 겹쳐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승 기대감도 남아 있는 상태라 무턱대고 보수적인 투자만 추구하기도 어려운 국면이다.
KB국민은행 펀드 상담 담당자는 "기존 투자자는 적립식 위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신규가입에서 주식형 펀드를 찾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며 "구체적으로 상품을 지정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경향이 늘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식형 시장 경쟁 구도의 방향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적으로 검증이 된 상품에만 돈이 몰리는 현상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는 9거래일째 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그간 좋은 성과를 냈던 운용사들의 대표펀드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 1%를 차지했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알리안츠기업가치', 'KB밸류포커스'는 성과를 바탕으로 올 1분기에도 주식형 순유입 1위에서 3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광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상승 기대감과 대외 리스크에 따른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안정된 상품 군을 선호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성과가 검증된 펀드와 시장의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는 펀드 위주로 시장이 재편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주식형펀드로 자금을 모으기 어렵게 되자 판매사와 운용사 역시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조정장 진입 이후 20개 이상의 목표전환형 펀드를 쏟아냈던 운용사들은 최근 판매사와 절대수익추구형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김동의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부 과장은 "주식형 고객도 줄었고 주식형의 수요를 소화했던 랩도 다소 주춤하고 있다"며 "지난 2월 조정에 대한 불안과 지수 상승 여력이 적다는 부담이 있어 절대수익추구형을 눈 여겨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원 하나UBS자산운용 상품개발 팀장은 "판매사들이 주식형 보다는 헤지펀드나 차익거래를 이용한 절대수익형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하락장에 유효한 상품이라 반짝했다고 흐지부지 했던 경향이 있었는데 시장이 달라진 만큼 앞으로도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시장의 요구란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말한다. 특히 자산가들 사이에서 리스크관리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중이다.
김홍배 삼성증권SNI코엑스인터콘 지점장은 "아직 자산 포트폴리오를 크게 조정하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지수부담도 있는 상태라 리스크 헤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며 "헤지펀드 형태의 대안투자상품을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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