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이냐 비핵화냐" 진보·보수 갑론을박 치열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북한의 핵개발로 한반도 비핵화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한국의 핵보유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보수진영에서는 전술핵 재배치 등 제한된 형태의 핵무장론을 옹호하고 있고 진보진영에서는 평화를 강조하며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핵무장 공론화는 정몽준 전 한나라당 전 대표가 공세적으로 제기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미국의 핵우산만으로 북핵을 폐기할 수는 없는 만큼 전술핵무기의 재반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핵을 폐기할 현실적 수단이 없는 만큼 논의 자체를 회피하지 말자는 것. 국회 국방위원장인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은 지원사격에 나서 "핵보유론의 공론화 자체를 금기시하면 자주국가라 할 수 없다"며 "북핵문제가 해결되거나 통일이 달성되는 즉시 해체를 조건으로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조건부 핵보유론을 주장했다. 8일 핵보유 공론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김정일에게 돈·쌀·비료 등 모든 것을 해줬지만 돌아온 것은 핵무기 공격 위협"이라며 "미국이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거나 우리 스스로 북핵을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술핵 재배치에 강하게 반대하며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일부 여당 의원이 미국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주장하면서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남북관계는 평화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도 "핵보유론은 국제법 위반이며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만들 수 있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하면서 "한국의 핵보유를 주장할 경우 일본은 물론 대만도 핵보유를 주장하고 중국이 한국에 무역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정당들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과 관련,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9일 국회에서는 PNND(비핵군축 의원네트워크) 한일 공동위원회 주최로 '동북아 비핵화를 위한 한일포럼'이 열렸다. 한국측 공동대표인 이미경 한나라당 의원은 "핵억지력에 의한 안전보장은 동북아의 군비경쟁으로 이어져 안보불안을 영구화할 것"이라며 "북한은 물론 한국과 일본 모두 핵무기 보유와 사용 위협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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