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맨부터 챙겼다'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 경영 시동
7일 JW메리어트호텔서 판매왕과 오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 7일 서울 강남 JW메리어트 호텔 내 중식당 '만호'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대차 판매왕 10명을 초청해 오찬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양승석 현대차 사장과 김충호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원 서너명이 동석했다.
정 부회장은 2009년8월 기아차 사장에서 현대차 부회장으로 옮긴지 20개월만에 처음으로 일선 영업직원들과 별도의 자리를 마련했다. 왜그랬을까?
'기아차 부활의 주역'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현대차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디자인'으로 기아차에 메스를 가했던 정부회장이 바야흐로 '모던 프리미엄'을 키워드로 현대차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정오 무렵 호텔에 도착한 정 부회장은 약 2시간 동안 간담회 겸 식사를 가졌다. 당초 예약시간은 오후 1시를 전후 해 끝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이날 모임은 예정 시간 보다 1시간가량 늦은 오후 2시께 마무리됐다.
정 부회장은 해마다 두차례씩 열리는 대규모 판촉결의대회에 참석해왔을 뿐, 영업직원들을 별도로 초청한 적은 없었다. 초청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충호 부사장은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나 "격려 차원에서 식사한 것일 뿐 특별한 얘기가 오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현대차의 내수시장 회복 및 브랜드 고급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기아차에 밀려 내수시장점유율이 전년에 비해 5.2%포인트 감소한 45.2%에 그쳤다. 세계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5.2%를 달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럭셔리 프리미엄으로 가야 한다"고 현대차의 방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실적 향상과 현대차의 BI(비지니스 아이덴티티)인 '모던 프리미엄'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형성하고 있는 영업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날 참석한 영업직원들은 지난해 120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우수 인력들이다. 간담회에서 나눴던 대화 역시 영업 활성화 및 영업맨의 기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영업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노후된 일부 지점들에 대해 위치가 좋은 곳으로 확장 이전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지점에 대한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조만간 전국 지점의 현황 파악에 나설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이와 함께 참석자들에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출고 이후 고객에게 차량을 전달하기까지의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부분에서도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영업사원의 대응 방안도 언급됐다. 김충호 국내영업본부장은 "최근 유가 상승과 관련해 차량 판매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영업직원들의 전략에도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신형 그랜저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판매가 잘 돼서 좋다"면서 "이달은 2월보다 날짜가 많은 만큼 판매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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