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산업부 장관, 양승석 사장 만나 공장 설립 요청...현대차 "공장 추가 계획 없어"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국 정부가 현대차에 태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정식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차이우티 반나왓 태국 산업부 장관이 최근 방한해 양승석 현대차 사장을 만났다.
태국의 자동차 소비량은 연간 60만대 정도로 현대차 점유율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차이우티 반나왓 장관은 양 사장을 만나 "태국이 5억명에 달하는 아시아 소비의 중심지"임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세제 혜택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이 현대차 공장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자국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는 연간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데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며 2000~3000명이 새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은 "북미 신규 공장은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 지어야 한다"며 맞불을 놨다. 현대차의 지난 해 캐나다 판매량은 11만8507대로 미국 판매량(53만8228대)의 20% 수준이다.
이미 두 개의 공장이 운영 중인 인도에서도 신규 공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인도 일간지 파이낸셜크로니클은 "현대차가 3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대차 관계자들이 후보 부지를 둘러보고 매우 만족해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 해 첸나이 1ㆍ2공장에서 60만대를 생산해 추가 생산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외 주요 시장의 현대차 모시기에 대해 현대차는 '일방적인 러브콜'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해 중국 베이징 3공장과 브라질 상파울로 공장을 착공한데다 현대건설 인수에 5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신규 공장 설립에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승석 사장은 "공장 증설(이나 신규 설립)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외부의) 요구 사항이 있어도 추진할 의사가 없다"며 "세계 구석구석을 살펴보다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그때 증설이나 공장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