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만t, 하루 평균 1000t PVC 생산
밀가루보다 고운입장에 불순물 없는 PVC로 중국 공략 견인

[닝보(중국)=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북위 30°, 동경 120°. 스마트폰에 나침반 어플리케이션을 확인한 닝보의 위치다. 서울에서 남서방향으로 1000km 떨어진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시 다셰(Daxie)공업지구, 한화케미칼의 중국 현지 법인이 자리한 곳이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두시간, 다시 버스로 세시간여를 달려 닿은 한화케미칼의 중국 법인 ‘한화화학(닝보)유한공사’에는 서울보다 한발짝 먼저 봄이 찾아와 있었다. 24일 훈풍이 부는 한화의 PVC 공장에서는 한화의 중국 진출의 따뜻한 바람이 시작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들른 PVC 콘트롤 룸은 공장 전체의 가동 상태를 확인하고 조작하는 곳이다. 중국 현지 인력 등이 알아볼 수 없는 숫자로 가득찬 모니터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다 순간 빨간색 경광등과 사이렌이 울렸다. 현지 관계자는 "투입되는 제품의 비율 등이 달라졌을 경우 사이렌이 울린다"고 귀띔했다. 사이렌이 울리자 중국인 직원이 능숙하게 계기판을 작동시키더니 이내 사이렌 소리가 잦아 들었다.


▲ 한화석화(닝보)유한공사 내부의 PVC 콘트롤 룸. 중국 현지 직원들이 여러개의 계기판을 한번에 관찰하며 PVC 생산 과정을 조율하고 있다.

▲ 한화석화(닝보)유한공사 내부의 PVC 콘트롤 룸. 중국 현지 직원들이 여러개의 계기판을 한번에 관찰하며 PVC 생산 과정을 조율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렇게 돌아가는 닝보PVC공장은 하루 24시간을 꼬박 100% 가동되면서 일평균 1000t의 폴리염화비닐(PVC·Poly Vinyl Chloride)을 만들어 낸다. 연간 규모로는 30만t.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클로라이드(EDC)와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는 각각 50만t, 30만t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PVC가 56만t임을 감안하면 다소 많아 보이는 생산량이다. 그러나 현지 공장 관계자는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제품 판매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에틸렌을 가공해 만든 PVC로 카바이드(Carbide)를 이용해 만드는 중국 제품과는 달리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불순물이 적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적용되는 제품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향후 전망도 밝다. 현재 연 30만t 수준인 생산공장을 80만t으로 확대하겠다는 한화케미칼의 계획도 이 같은 밝은 전망에서 비롯됐다.


한상흠 한화화학 법인장은 “에틸렌 공법을 사용하는 PVC공장 가운데서도 닝보 공장은 우리나라의 울산과 여수 공장에서 쌓은 40년 노하우를 집적시킨 결과물로 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였다”며 “일반 에틸렌 공법에 비해 전기 사용을 4분의1로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관련비용과 전기 사용료가 갈수록 커지는 환경속에서 한화닝보공장의 기회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화석화(닝보)유한공사 공장 전경.

▲ 한화석화(닝보)유한공사 공장 전경.

원본보기 아이콘

닝보PVC공장이 잘될 수 밖에 없는 또 한가지 이유에 대해 현지에서 근무하는 우리나라 직원이 손가락으로 공장 너머 멀리있는 다른 공장을 가리켰다. 한화 닝보PVC 공장에 무수염산을 공급하는 중국 완화(Wanhua) 공장이다. 한화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MDI를 생산하는 완화사(社)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부산물인 무수염산을 장기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다른 용도로 활용하지 않을 경우 비용을 들여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완화의 입장에서도 효과적인, 윈-윈(win-win)전략인 셈이다.


여천NCC에서 생산되는 에틸렌과 중국 완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무수염산을 활용해서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고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최적의 경제성을 갖췄다는게 현지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계 최고의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 정제탑도 또한 자랑거리다. 50만t 규모의 EDC 정제탑은 세계 최대 규모로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과 생산성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공장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렇게 생산되는 PVC 제품의 포장을 뜯어 확인해봤다. PVC하면 떠오르는 회색 파이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의 흰색 고운 가루가 담겨져 있었다. 한 법인장은 "PVC 입자의 크기가 135마이크로미터(micro meter)로 밀가루 보다 작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되는 25Kg 한포대에 약 3만원 정도에 판매된다.

AD

▲ 생산된 PVC 제품의 모습. 135마이크로미터로 밀가루보다 고운 입자를 갖고 있으며 불순물이 적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 생산된 PVC 제품의 모습. 135마이크로미터로 밀가루보다 고운 입자를 갖고 있으며 불순물이 적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원본보기 아이콘

창고에 출하를 기다리는 제품은 각기 다른 색깔로 포장이 구분돼 있었다. 한 법인장은 "용도별로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대부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고강도 파이프나 건축 내·외장재 등으로 활용되는 고품질 PVC"라고 전했다.


한 법인장은 "닝보 PVC 공장의 정상 가동을 통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한화그룹의 중국진출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닝보(중국)=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