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를 얘기한다]SBS 허웅국장 "대내외적으로 자랑할만한, 명분과 가치가 중요하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지난해 중후반기에 다시 찾은 드라마왕국의 면모를 2011년에도 계속 이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웰메이드된 드라마와 라인업의 전략적 배치로 SBS 드라마의 저력을 다시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2010년 SBS 드라마는 모처럼 호황을 맞았다. 2010년 봄 김수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와 '이웃집웬수'로 주말 밤을 탄탄하게 받치며 시작된 SBS 드라마 상승세는 '자이언트'와 '대물'이 치고나간 중반기 급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리고 마침내 현빈ㆍ하지원 주연의 '시크릿가든'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그야말로 월화수목토일, 일주일을 관통하는 SBS 드라마 전성시대였다.
햇수로 3년째 SBS 드라마국을 이끌고 있는 허웅 SBS드라마국장은 아시아경제신문 스포츠투데이와 신년 특별 인터뷰를 통해 "2011년 SBS는 작품성과 흥행, 외적가치 모든 면에서 발돋움하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 시청자들의 신뢰를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드라마 팬들이 인정했듯이 작년 SBS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시청률만 겨냥해 비난의 소지가 있는 드라마로 이룬 성과라면 그 가치가 훼손됐을텐데 대내외적으로 자랑할 만한, 명분과 가치를 갖고 있는 드라마들로 이룬 업적이어서 더 기쁩니다. 하지만 창사 20주년으로 기획한 메디컬 사극 '제중원'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나쁜 남자' 등이 대진 등에서 불리함을 안고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합니다."
허웅 국장은 '나쁜남자'를 비롯해 '커피하우스'와 '나는 전설이다' 등까지 좀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더라면 "SBS드라마가 한반도를 울렸을 것"이라며 아쉬운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하지만 SBS는 2011년이라는 또다른 기회의 무대 앞에 섰다. 올 연말 SBS는 '한반도'와 '뿌리깊은 나무' 등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과 볼륨감 있는 드라마를 내놓을 계획이다.
"가만히 보시면 '시티홀'(2009년)과 '대물'(2010년) 그리고 '한반도'(2011년)가 연결선상에 있습니다. '시티홀'이 주민과 소통하는 지자체장의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라면 '대물'은 한단계 올라 대통령상을 보여줬죠. '한반도'는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이 통일을 이루고 천연가스를 개발한 에너지강국이 된다는 가상설정 하에 출발합니다. '대물'보다 더한 흥분과 감동이 있을 것입니다."
SBS 드라마는 경쟁 방송사와 비교했을 때 늘 좀 더 과감했고 모험을 즐겼다. 경쟁사가 뉴스를 편성한 월·화 9시대에 드라마를 전진 배치해 쏠쏠한 재미를 봤고 주말에도 9시와 10시 드라마를 잇따라 편성, 집중도를 높였다. 하지만 모험과 성공 뒤에는 또다른 도전과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9시대 월화드라마는 현재 방송되고 있는 '파라다이스 목장'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무주공산'의 재미를 봤던 주말 9시대는 MBC가 뉴스데스크를 한 시간 앞당기고 드라마로 맞불을 놓는 바람에 새로운 경쟁을 맞았다. 허웅 국장은 "MBC가 편성하기 전에는 수월하게 갔는데 이젠 어려워졌다"고 웃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승부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작년 SBS 드라마가 좋은 성적을 거둘 때 많은 이들이 '앞으로 1년은 이렇게 가지 않겠냐'고 축하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 때 '내일 일을 알 수가 없다. KBS, MBC도 죽을 힘을 다해 만들기 때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죠.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벌써 재편 움직임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드라마 자체에 생명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제작자가 열심히 만들어도 시청자가 부여한 생명력과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아요. 드라마는 진화해야 합니다. 가둬져 있으면 안되죠."
허웅 국장은 그런 의미와 고민에서 채택한 드라마가 '싸인'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컬 수사 드라마라는 소재의 차별화가 새로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싸인'으로 2011년 새해 벽두를 힘차게 열어젖혔다. "수 십 년 간 계속된 드라마사에서 한 단계는 아니더라도 한 걸음이라도 더 올라설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게 '싸인'을 보는 허웅 국장의 믿음과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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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올 연말 또다른 도전을 받을 예정이다. 바로 종편 채널의 습격이다. 지난 20년 간 3개사의 안정적인 대립구도 속에서 경쟁하고 발전했던 지상파 방송사는 이제 상상 이상의, 또는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는 후발주자들의 낯선 도전을 감내해야 한다.
"우선 웰메이드된 드라마를 선보이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 종편이 본격 방송되는 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종편에서 생산되는 컨텐츠와 직접적인 비교가 되겠죠. SBS가 20년 간 차곡차곡 쌓아놓은 저력을 보여줘야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종편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면 아주 부끄러운 거죠. 드라마 라인업의 전략적 배치를 통해 대응할 계획입니다. 9월께 '뿌리깊은 나무'를, 10월 말께 '한반도'를 차례로 배치해 2011년 역시 최고의 자리에서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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